올 들어서도 펀드 시장의 자금 유출이 계속되고 있다. 주가지수가 오르면 환매액은 늘어나고 지수가 하락하면 반대로 자금이 유입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지나치게 자주 투자 수익률을 확인하는 것은 단기 투자의 주된 요인 중 하나다. 펀드 수익률을 매일 확인하는 것은 장기적인 운용 성과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수익률을 자꾸 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조급해져 시장상황에 따라 자주 사고 팔게 되기 때문이다. 주가가 오르거나 혹은 떨어지면 투자자들은 환매하거나 갈아타는 등 뭔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원금이 회복되거나 수익률이 어느 정도 올라 펀드를 환매하는 투자자들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본능들이 장기적인 자산관리를 해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유럽의 전설적인 투자자인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투자에서 얻은 돈은 고통의 대가로 받은 돈, 즉 고통 자금"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에 필요한 수학공식을 '2×2=5-1'이라고 정리했다. 투자의 결론은 '2×2=4'로 바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5로 이탈한 뒤 우회로를 통해 나온다는 얘기다. 결국 투자자는 '-1'이 나올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충분한 인내가 없으면 안된다.
여러 가지로 투자와 야구는 비슷한 점이 많다. 투자자는 타자이고 시장은 투수라고 한다면 투수(시장)가 던진 여러 개의 공(가격) 중 어떤 공을 쳐야 할지 타자(투자자)는 고민한다. 섣불리 방망이를 휘둘렀다가는 삼진이나 공중볼로 쓴웃음을 지으며 돌아서야 한다. 그러니 좋은 공인가 아닌 가를 선택하는 선구안(選球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은 야구에 빗대어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볼을 기다리는 것"이라고 자신의 투자원칙을 설명했다. 하지만 야구와 투자에서 큰 차이점이 있다. 야구에서는 공을 지나치게 고르다가는 삼진으로 끝나기 쉽지만 투자는 누구도 타자를 독촉하지 않는다. 변화구 등으로 투수가 타자를 유혹하지만 강요하지는 않는다. 투자자가 스트라이크를 기록하는 것은 방망이를 섣불리 휘둘렀다가 잘못 쳤을 때뿐이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위치로 공이 날아올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버핏도 "투자가 야구보다 좋은 이유는 급하게 스윙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냥 볼이 배꼽보다 1인치 높은지 낮은지 관찰하면 된다. 시장상황에 따라 섣불리 환매하며 움직이기 보다는 노후준비나 자녀교육비 마련과 같은 재무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충분히 기다리는 것이 성공하는 투자방법이다.
/ 민주영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투자지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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