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국 (독일 쾰른대 객원연구원)
헌법학자 김승환 교수가 지난해 지방선거를 통해 교육감이 되었다. 교육감직은 국회의원 등과 달리 교수직을 당연 사퇴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김승환 교육감도 전북대에서 퇴직을 했었다. 아직까지도 학계에서는 아쉬워 하는 이들이 많다. 그의 학문적 비중 뿐만 아니라 인품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김승환 교육감이 취임한지도 벌써 7개월여가 지났다. 취임 후 순탄한 것만도 아니었다. 사실 교과부의 일방적 일제고사 시행 등에 대해서 헌법학자로서 그냥 지나칠 수만은 없는 문제였을 것이다. 지난 교육감선거 당시 다수 교육감 후보와 지역여론이 자율고 지정에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직 교육감이 졸속으로 자율고를 지정해 버린 점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김 교육감은 자율고 지정과 관련하여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깨끗하게 지역사회에 양해를 구했다.
김승환 교육감 취임 후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무엇보다 교육공무원들의 높아진 청렴의식이다. 사소한 선물도 거부하는 풍토가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한다. 김 교육감이 몸소 실천하며, 교육공무원들에게 이를 강하게 요구하는 측면이 크다.
지난 1월 김승환 교육감은 공무원 세 명과 함께 일주일여 해외출장을 왔다. 실무적 방문으로 일정이 빡빡하게 짜여져 있었다. 독일도 방문하였다. 독일에 거주하고 있는 필자는 그가 귀국하기 전날 프랑크푸르트 공항 근처에 가서 만났다. 교육감 취임식을 보지 못하고 독일에 왔으니, 오랜만이었다.
저녁식사 후 프랑크푸르트 시내에서 떨어진 숙소로 갔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외곽에 호텔을 잡은 듯 싶었다. 김승환 교육감 방에서 함께 출장 온 분들과 모였다. 한 분이 비스켓 과자로 케익탑을 쌓았다. 그리고 그 위에 촛불을 붙였다. 장미 몇 송이를 김 교육감에게 주었다. 그리고 함께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었다. 먹다 남은 비스켓과 식당에서 얻은 조그만 초 그리고 장미로 몰래 마련한 조촐한 생일상(?)에 그는 기뻐했다. 생일축하도 잠시! 이후 전북교육에 대한 고민과 애정의 이야기 꽃을 피웠다.
이튿날 다시 만났다. 공항으로 가기 전 몇 시간이 남았다. 출국 후 아직 쇼핑을 하지 않았는데, 마지막 날이니까 쇼핑을 한다고 했다. 근처 백화점으로 갔다. 김교육감은 하나에 1유로 (1500원 정도)하는 조그만 달걀 받침접시 5개와 1만 3천원 정도 하는 생선냄새 제거용품 1개를 샀다. 함께 온 공무원들도 가족선물용으로 2만원이 넘지 않는 것으로 몇 가지를 사는데 그쳤다. 부인에게 선물한다며 주방용 칼 하나를 산 분이 있었는데, 저렴한 것으로 골랐다.
해외에 나오면, 고가명품을 구입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김승환 교육감은 달랐다. 교육감이 모범을 보여서 인지 일행 공무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전북교육계를 청정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김승환 교육감! 그의 의지와 실천이 예사롭지 않다. 그래서 전북교육이 희망적이다. 음력 신묘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이제 한마음으로 토끼같은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김승환 교육감을 적극 응원했으면 좋겠다.
/ 남경국 (독일 쾰른대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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