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9 01:30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사회 chevron_right 동진강, 생명의 길을 묻다
일반기사

[동진강, 생명의 길을 묻다] (25)새만금 수질과 동진강(하)

착공 20년만에 마스터플랜 완성, 수질 3~4등급 구체화…재원조달 등 과제 수두룩

부안군 계화면 돈지교에서 바라본 새만금 내부, 청호저수지를 지나온 물길이 새만금호로 흘러들고 있다. (desk@jjan.kr)

2001년 5월, 정부는 2년간 중단했던 새만금 사업을 '선(先) 동진수역, 후(後) 만경수역 개발' 이라는 친환경적 순차개발을 내세워 공사를 재개했다. 공사를 중단하고 민관 공동조사단을 운영하면서 치열한 논쟁을 벌였으나 여전히 공사 재개와 전면 중단이라는 찬·반 주장이 좁혀지지 않자 고심 끝에 내놓은 절충안이었다. 수질이 상대적으로 나은 동진강 유역을 2020년까지 개발하고 만경강 유역은 수질개선 여부를 봐가면서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친환경 순차개발은 농업용지(70%) 및 산업도시용지(30%) 비율과 함께 참여정부의 개발 원칙이었다.

 

 

2010년 12월 22일, 경기도 안양시 국토연구원 강당에서 열린 '새만금 종합개발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 (desk@jjan.kr)

그러나 2008년 인수위 시절 이명박 대통령은 복합 산업용지 비율을 당초의 30%에서 70%로 확대하고, 동진수역과 만경수역을 동시 개발하는 방식으로 사업계획을 변경했다. 또 새만금의 비전을 '친수활동이 가능한 명품 수변도시'로 정하면서 목표수질 문제가 수면위로 급부상했다.

 

▲목표수질·예산확보 불투명한 새만금 마스터플랜

 

지난해 12월 22일, 향후 지속적인 개발의 법적인 근거가 되는 새만금종합개발계획(마스터플랜)안 공청회가 열렸다. 다양한 친수활동이 가능한 명품 수변도시, 녹색계획과 기술에 바탕을 둔 창조적 녹색도시, 환황해 경제권의 산업·업무·유통의 전진기지를 목표로 한 화려한 조감도가 세부계획과 함께 제시되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쟁점은 목표 수질로 설정된 도시용지 3급수, 농업용지 4급수 달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21조원에 이르는 사업 예산 확보도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물 밑에서는 해수유통 논쟁이 불거졌다.

 

지난해 발표한 새만금종합실천계획에서 '친수활동이 가능한 수준' 이라는 애매한 문구로 논란이 되었던 목표 수질을 3~4등급으로 수치화했다. 하류에 위치한 도시용지 구간은 담수호의 맛·색깔·냄새 등이 낚시와 뱃놀이, 수상레저 등 친수활동이 가능한 화학적산소요구량(COD) 5㎎/L, 총인(T-P) 0.05㎎/L 이하인 3급수로 정했다. 중·하류에 위치한 농업용지 구간은 COD 8㎎/L, TP 0.10㎎/L 이하로 설정했다.

 

하지만 수질관리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오염원 배출부하량은 2020년 기준 2009년 대비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 2.75%, 총인(T-P)3%, 총질소(T-N) 2.29%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새만금 수질, 딜레마에 빠지다

 

담수호 4급수 달성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무리한 목표 설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전라북도는 3급수 유지가 전주·익산·완주 등 상류 지역 개발제한을 불러올 수 있으며,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어야 가능하다며 4급수로 통일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부가 해수유통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다.

 

지난해 새만금기획추진단장은 "새만금호를 담수화해서 4급수를 유지하는 데만 20조원 이상이 필요하다" 고 밝혔다. 담수화에 어려움이 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이는 "수질개선에 비용과 시간을 들이는 것보다 수질부담을 줄이면서 내부개발 예산을 확보하고 기반시설을 집중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전북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라는 국토부의 의견과 같은 맥락이다.

 

20조원을 수질개선에 쏟아붓는 사업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새만금 계획과 수질이라는 현실의 괴리 극복은 피할 수 없는 새만금의 숙명이다.

 

▲구체적인 재원조달 계획 없어

 

새만금 마스터플랜의 사업비는 총 20조8천억원. 크게 용지조성비 13조원(62.5%) 기반시설비 4조8천백억원(23.1%), 수질개선비 2조9천9백억원(14.4%)으로 나뉜다. 그나마 향후 내부 도시건설 비용은 빠진 예산이다. 1단계 사업 완료 시점인 2020년까지 12조4천억원을 쏟아 부어야 한다. 계산대로라면 연간 1조2천억원 이상 투입해야 정상적인 사업추진이 가능하다. 당초 새만금 사업예산 3조원에 비하면 엄청난 사업비 증가다.

 

특히 수질개선 예산 2조9천9백억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역시 지난 10년간 동진·만경 수역에 1조3천억원을 수질개선 비용으로 투입했지만 수질은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단계별, 재원확보 방안도 제시되지 않았다. 올해 새만금 예산이 1500억원에 불과하다. 재원대책이 없으면 새만금 개발은 그림의 떡이다. 5년마다 수립 하는 정부 중기재정계획에 새만금 사업을 포함해달라는 요청이나 장기투자계획 마련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방수제 건설 필요성 논란

 

방수제는 방조제를 막아 만든 내부지역의 수면과 토지를 경계 짓는 제방이다. 당초 계획은 125km 구간에 1조8천억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공사였다. 하지만 내부개발 용도별로 담당 부처가 나뉘면서 우선 농업용지 구간 9개 공구 54㎞만 추진되고 있다. 방수제 축조를 일부 유보한 이유는 전면적인 방수제 축조는 친수활동이 가능한 명품도시, 수변공간 조성에 불리하다는 판단에서다.

 

환경부는 생태용지 구간 9.2km에 방수제를 쌓을 경우 새만금호 COD는 10ppm/L 이상, T-P은 0.2ppm/L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방수제를 쌓으면 새만금호 관리수위가 높아져서 개발지구 매립고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군산지구 산업단지 매립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방수제 축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과는 다른 논리다. 어떤 것이 맞는 말인지 다퉈볼 일이다.

 

새만금 마스터플랜의 문제는 그림을 너무 크게 그린다는 것이다. 너무나 큰돈이 들어가고, 너무나 거창한 새만금 내부개발 계획은 추진될 가능성도 낮고, 이른 시간 내 전라북도 발전도 장담하기 어렵다. 따라서 새만금 담수화와 전체 매립만 고집하기 보다는 해수유통을 유지하면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개발 수요가 있는 적정 면적을 우선 개발하는 것이 예산확보와 목표수질 등 두 가지 걸림돌을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일 것이다. 나머지는 다음 세대의 몫으로 남겨놓는 것이 지속가능한 새만금 토지이용과 명품 수변도시로 가는 지름길이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정책기획국장)

 

※ 공동기획: 만경강 생태하천가꾸기민관학협의회·정읍의제21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사회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