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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일본을 위해 기도해주십시요"

서호련 (새사도교회 한국주교)

지난 11일 자신을 배우 장근석의 팬으로 소개한 네티즌이 '일본에서 큰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죄많은 일본이지만 한국의 여러분 기도해 주십시오. 전철도 다 멈췄습니다. 아이도 집에 돌아갈 수 없습니다. 기도해 주십시오. 부탁합니다' 라고 직접 한글로 트위터에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어느 노인께서는 '그놈들 잘 해버렸다. 왜정 때 우리 아버지가 당한 일을 생각 하면 더 크게 당해도 싸다.' 라고도 말 합니다. 그러나 이미 지나간 옛날입니다. 그 후손들에게 무슨 죄가 있습니까? 증오나 징벌이 그를 뉘우치게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더 큰 원한을 불러올 뿐입니다. 원수에 대한 가장 큰 복수는 사랑입니다. 그를 감동시키고 뉘우치게 하는 것은 사랑과 용서뿐입니다.

 

일본은 세계사를 움직이는 중요한 국가입니다. 일본 국민이나 독일이나 북한의 주민도 우리와 같은 선량한 사람들입니다. 이상한 영에 차 있었던 그들 소수의 위정자들이 문제였습니다. 이번에 일본을 돕고 동정하는 세계인들의 사랑은 일본을 깊이 감동시키고 깨우치게 할 기회이기도 합니다. 일본의 에너지가 선하게 바뀌어 세계인의 행복에 기여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지도 모릅니다.

 

그가 기도를 부탁했지만 막막합니다. 무엇을 위하여 기도해야 하는 것입니까? 미야기(宮城)현 해안에서만 2000구의 시신이 발견됐고 오시카(杜鹿) 해안선을 따리 1000여구의 시신이 흩어져 있다는 보도를 보았습니다. 쓰나미로 마을 전체가 아니 도시 전체가 순식간에 바닷물에 쓸려간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어머니·아버지도 있고 아들·딸도 있을 것입니다. 죽어가면서 얼마나 한이 컸겠습니까? '하나님, 그들 영혼을 불상히 여기시고 당신의 따뜻한 품에 품어 주소서! 떨고 있는 수만의 이재민, 방사능을 피하여 소개되고 있는 수십만의 피난민들에게 용기를 주십시오. 더 이상 원전이 폭발하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

 

지난번 뉴질랜드 지진 때 무너진 회관의 건물더미에 묻혀 죽어간 두 딸을 애타게 부르던 어느 일본인 아버지가 어른거립니다. 그리고 오늘 죽어간 일본의 수많은 영혼들을 생각합니다. 그들은 평화롭고 아름다운 어촌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어머니 아버지도 있었을 터이고 아들 딸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한이 맺혀 어떻게 눈들을 감았을가요?

 

그들이 무슨 종교를 가졌건, 설사 우상을 숭배했더라도 무슨 상관입니까? 일부이기는 하지만 기독교 지도자들의 오만과 편견이 실망스럽습니다. 진정 그분들의 믿음 안에 죽은 자들까지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거하고 있을가요? 일본 사람들은 우리의 이웃입니다.

 

일본엔 나에게도 절친한 지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샌다이의 한 친구는 아직도 소식을 모릅니다. 그들이 용기를 잃지 아니하고 슬픔을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한류스타 배용준이 이재민을 위하여 10억을 기부했다는군요.자랑스럽습니다. 이제 내가 나에게 묻습니다. "지금 나는 일본을 위하여 무슨 일을 할 수 있으며 무엇을 위하여 기도해야 되는가?"

 

/ 서호련 (새사도교회 한국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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