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낙표 (무주군수)
쓰고 영양가도 없으며 못생긴 검은 액체 '커피'는 어떻게 지금 세계인들로부터 가장 사랑받고 많이 팔리는 글로벌 음료가 되었을까? 그리고 당초에는 약으로 개발되었던 '콜라'는 또 어떻게 세계 시장을 석권했을까? 거지나 빈곤층을 위한 음식으로 만들어졌던 '피자'에 세계인들이 열광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원래 커피를 마시는 습관은 이슬람권의 수피교도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 후 16세기에서 17세기까지 유럽으로 보급되었는데, 커피 상인들은 영국 런던에 호화롭고 호기심과 충동을 자극하는 뭔가 특별한 느낌의 커피하우스를 지어 '이성을 각성시키는 음료, 커피'라는 구체적인 광고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커피를 만들고 마시는 방법을 시연함으로써 사람들의 마음에 커피에 대한 욕구를 심어주었다. 결국 커피의 잠들지 않는 속성은 인간의 이성을 끊임없이 자극해 근대화의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현대에 들어 커피라는 음료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 콜라다. 콜라도 원래는 약으로 개발되어 '위생적으로나 기호적으로 가장 진보한 세계적인 청량 음료'임을 내세웠지만, 특유의 약 냄새 때문에 거의 팔리지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제 2차 세계대전에서 병사들의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되는 군수품으로 허가를 받게 되었다. 그로 인해 세계 각국에 파병된 미국 병사들이 콜라를 마시게 되었고, 이렇게 해서 미군과 함께 전 세계로 퍼져나갔던 콜라가 이제는 미국 문화와 세계 지배 전략의 상징처럼 되어 버렸다.
그리고 코카콜라의 CEO였던 로베르토 고이주에타가 콜라가 세계인의 위(胃) 점유율이 아주 미미한 3%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콜라의 경쟁상대와 적을 커피와 우유, 그리고 물로 규정함으로써 오늘 날 최고의 시장가치를 지닌 회사로 변화시킨 계기가 되었다.
'피자'는 또 어떠한가? 피자는 고급 브랜드 패션과 함께 이탈리아 최고의 문화 수출품이자 자존심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얇게 편 밀가루 반죽 위에 여러 가지 음식을 얹어 구워먹는 피자는 500년 전부터 먹기 시작했는데, 가난한 빈민들의 식사로 나폴리 지방에서 유래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테면 귀족들이 먹다 남긴 음식의 처리 방법으로 개발되었고 잡탕 음식이었던 셈이다. 부대찌개가 미군부대에서 나온 소시지와 고기로 찌개를 끓여 먹었던 데서 유래되었다고 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하겠다.
결국 커피와 콜라와 피자가 성공한 공통점의 이면에는 열악한 환경을 딛고 일어선 피눈물 나는 노력의 결과였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무주군에서 식품클러스터 사업으로 추진하는 '천마'식품산업은 과연 커피와 콜라와 피자에 필적할만한 잠재력과 가능성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물론이다. 천마가 커피처럼 맛이 쓴가? 아니다. 영양가가 없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천마에는 '가스트로딘'이라는 물질이 들어있어 몸 안의 유해 산소를 없애주고, 기억력 향상과 동맥경화나 뇌졸중과 같은 혈액순환 장애 개선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볼품 없는가? 오히려 귀엽다. 커피가 인간의 의식을 각성시켜 근대화의 원동력이 된 것처럼, 천마도 인간의 기억력을 향상시켜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할 것이다.
얼마 전 우리 군에서는 농업의 전략 목표 및 비전을 '반딧불 셋두리(322) 밥(BOB)브랜드' 육성으로 정했다.
반딧불이가 천연기념물 제 322호로 지정된 것에 착안하여 'Best Of Best' 즉, 명품 중의 명품으로 육성하기 위한 원대한 목표를 담고 있는데 향후 2020년까지 전라북도 10대 브랜드 중 3대 브랜드, 대한민국 10대 브랜드 중 2대 브랜드, 세계 100대 브랜드중 2대 브랜드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천마도 이 중 하나가 될 것임에는 분명할 것이다.
/ 홍낙표 (무주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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