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주상 (전라북도 소프트발리볼 연합회장)
방송사 관계자들이 농담으로 했던 말이 있다. 세상에서 무서울 것이 별로 없는데 전파분야 기관만은 예외라고.
30여년 동안 전북지역에서 사랑을 받아오며 전파관리 업무를 관장해 온 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주전파관리소가 통폐합 위기에 몰렸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전주전파관리소를 전남 나주시에 위치한 광주전파관리소와 통합, 광주전파관리청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또한번 전북인의 억장이 무너지는 소식이다.
원래 전남·제주·전북을 관장하던 광주전파감시소는 전남 나주시 산포면에 위치해 있었는데 일반 국민들은 근접할 수 없던 무선국 허가 업무가 개방이 되면서 전파업무가 각 지방 체신청으로 이관돼, 1984년 1월1일자로 전북체신청에 관리국 전파과가 신설되었으며 전파감시 업무(광주전파감시소 전주분실)는 옛 중앙동 전주우체국 4층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2008년 정보통신부가 폐지되면서 체신청에 있던 전파허가·검사 업무가 방송통신위원회 소속으로 이관되었고 완주 봉동에서 감시업무를 하던 전파관리소와 통합됐다.
필자는 1972년도에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1998년 47세에 명예퇴직을 하였는데 27년간의 공직 생활 중 1986년부터 퇴직시까지 당시 정보통신부 소속 전북체신청 전파과에 재직하면서 다양한 무선국 허가·검사업무 부서에서 업무를 담당하며 전북인을 위해 민원처리 소요기간에 관계없이 불편함이 없도록 친절·신속하게 처리를 해주며 보람을 느꼈었다.
현재도 공사 관련업을 하는 사업자, 방송사, 각 기관에서 근무하는 수많은 분들을 만나면 퇴직한 지 10여년이 훌쩍 지났지만 옛일을 생각하며 꼬투리하나 안잡고 친절하게 허가를 해주어 고마웠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고 있어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업무와 각계각층의 수많은 민원인들이 이용하는 전파관리소가 전남으로 옮겨간다면 무선국 허가 등 민원업무를 위해 전북인들이 또 광주로 전남으로 장거리 이동을 해야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전파업무는 전파감시,무선국허가, 검사로 나뉘어 있다. 또 불법기기류 단속, 자가·별정·부가 전송망관리, 정보통신건물 인증 등의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일반 국민들이 알고 있는 방송국, 아마추어국 기지국, 우주국, 전파천문국 등의 용어는 무선국의 종류이며 휴대폰도 무선국인 육상이동국으로 분류된다. HLKF(KBS전주방송국) HL4GMS(아마추어국)는 전파기관에서 호출부호를 지정해 주는 허가업무인데 국민들이 피부에 와닿는 무선국 종류가 41가지나 된다.
이렇게 국가적으로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이 어렵게 전북으로 이관이 되어 터를 잡고 활동을 하고 있는데 또다시 전남으로 가게된다면 전북인들에게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1980년 이전에는 일반 국민들은 무전기 사용이 불가능하였지만 이제는 다양한 분야에서 무선국 사용이 필수화 되어 있는 현실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주전파관리소 통폐합 움직임과 관련하여 각 기관과 단체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는 있지만 정치권과 전도민이 좀더 강력한 목소리로 중앙에 촉구하여 통폐합을 저지해야 하며 서명운동이라도 전개하여 전북인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무선국을 운영하는 민원인들이 시계바늘이 되돌려진 30년전으로 돌아가 나주 산포로 달려가는 일이 절대 없기를 바란다.
/ 서주상 (전라북도 소프트발리볼 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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