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운 (한국노인인력개발원 호남지역본부 팀장)
"문화재 발굴원이라는 것이 뭐 하는 건지 몰랐지. 할수록 재미있더라고. 생활비도 생활비이지만 뭔가를 하고 싶었는데 일도 재밌고, 건강도 좋아진 것 같고 또 돈도 버니까 좋더라고. 이런 일자리가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어."
전북 완주군에 거주하면서 지난해 6월부터 문화재 발굴원으로 일하고 계시는 신모씨(66세)의 이야기다. 현재 전북지역에서 신씨처럼 문화재 발굴원으로 일하는 60세 이상 된 어르신은 120여 명이다. 문화재 발굴은 말 그대로 문화재를 발굴하는 일인데 세심한 손길과 인내심이 필요한 일이다. 꼼꼼함과 성실함으로 대변되는 어르신들에게는 아주 적합한 일자리가 아닐 수 없다.
2004년부터 시작된 노인일자리사업은 해를 거듭할수록 일자리와 예산 규모는 커져 왔다. 시험감독관, 숲 생태 문화재 해설사, 거리안전 지킴이, 노(老)-노(老) 케어, 꿈나무 지킴이, 문화재 발굴원, 노인주유원 등 우리 사회에 유익함은 물론 완전하지는 않지만, 생활비에 보탬이 되는 일자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노인일자리사업은 노인들의 소극적인 여가활동을 생산적이며 활동적인 여가활동으로 변화시켰고, 의료비 절감, 빈곤율의 감소 등 사회·경제적으로 효과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수요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는 일자리, 낮은 급여수준과 짧은 참여기간, 더딘 노인에 대한 사회 인식 변화 등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가 속한 OECD 국가들의 고령자 고용정책을 보면 인식전환을 위한 캠페인, 기업 고용주의 자발성을 유도하거나 민간고용 확대를 위한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우리도 노인에 대한 민간고용 확대를 골자로 하는 정책을 발표하였는데, 지난 3월 11일 보건복지부의 '자립형 노인일자리사업(시니어인턴십 등)'이 그것이다. 노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 기업과 개인의 자발성 등이 포함된 노인일자리사업에 대한 새로운 모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시니어인턴십은 5인 이상 사업장에 만 60세이상 노인을 채용하는 경우, 인건비 일부를 최대 4개월간 지급하고 최소 6개월 이상 채용이 보장되도록 하여 기업의 인력난을 해결하고, 노인에 대한 기업과 지역사회의 인식 개선을 해보자는 것이다. 이는 곧 고령사회를 맞이하여 노인의 지혜와 경륜을 다시 한번 국가와 사회를 위해 활용하자는 궁극적인 목적이 있는 것이다.
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노년층은 인생이 아직도 발전의 과정에 있으며 지금보다 더 안정된 내일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고, 실제 나이보다 자신을 훨씬 젊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은 누구나 한번은 거쳐가야 하는 인생의 과정이다. 노인을 지혜와 경륜있는 선배로서 예우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생물학적 나이듦이라는 '노인'으로만 인식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 이정운 (한국노인인력개발원 호남지역본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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