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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슴 아픈 짝사랑은 이제 그만

권두삼 (전 김제시 부시장 )

 

필자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고 도시에서 활동하다가 다시 농촌으로 돌아와 농촌 지킴이를 자청(?)하며 살고 있는 촌노(村老)에 불과한데 요즘 언론보도를 접하고 보니 옛날 생각이 나서 몇자 적어본다.

 

과거 중앙부처에 근무할 당시의 일을 회상해 보면 역시 지금도 지역 이기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정치권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저 표만 바라보고 어떻게 하면 입신양명을 오래도록 지속시켜 볼까에 초점을 맞추고, 아예 혈안이 되었다고 표현해야 옳을 것 같다.

 

그 당시는 호남 푸대접이라는 말이 많이 나왔었다. 그러면 광주·전남에 쏟아 부어줬다. 또 누구랄 것도 없이 그분 말씀 왈, '충청도 무(無) 대접' 하면 대전·충남권에 쏟아 부어졌다. '북(北)'자 돌림은 쏙 빠지기 마련이다. 다름아닌 전북과 충북이다.

 

그 후 정권이 바뀌어 기대를 했으나, 이젠 역차별이라는 말이 생기고 말았다.

 

얼마 전 모 공항문제로 자기네들끼리 얼굴을 붉혀가며 언쟁을 벌였다는 보도를 보았다. 그것까지는 좋으나, 그것도 모자라 이제 타 지역 공항까지 물고 늘어지는 심보는 또 무슨 심보란 말인가? 군산공항이 국제공항이 되면 되는 것이지, 왜 왈가불가하는가 말이다. 참으로 소인배 치고는 그런 소인배가 어디에 또 있으랴?

 

우리 전북도민을 얼마나 무시했으면 그럴까 하고 생각해 보니, 약이 오르고 분하기까지 하다. 그럴수록 결과는 우리 도민의 결속을 다져주는 불쏘시개가 될 뿐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우리 도민들은 다시한번 깊게 깨달을 기회를 얻은셈이라 생각하고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적절한 지 모르겠으나 그 유명한 조식의 '칠보시'를 다시한번 되새겨 봤다.

 

'콩을 삶는데 콩대를 베어 때니/ 솥 안에 있는 콩이 눈물을 흘리네/ 본디 같은 뿌리에서 태어났는데/ 어찌 그리도 세차게 삶아대는가'

 

전남·북은 과거부터 호남이라 하여 정치·경제적으로 한 뿌리로 생각하는 게 전북 도민들의 일반적인 사고였다면 지나친 말일까? 적어도 '거시기'란 말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통하는 지역이 전남·북 지역이다. 그런 이웃사촌이, 그것도 형제격인 전남이 최근 전북을 무시하고 발목을 잡고나선 것이다.

 

전북사람들은 과거부터 양반이라는 말을 많이 들으며 살아왔다. 좋게 말해 양반이지 '이래도 흥, 저래도 흥 , 좋은게 좋은 거지 뭐' 식의 무사안일 습성을 갖고 살아왔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특히나 광주·전남 사람들의 아픔이나 시련은 우리의 아픔으로 알고 같이 아파하고 슬퍼하며 운명을 같이해 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광주·전남이 이제 형제격인 전북을 무시하고 떼 놓으려 한다면 어불성설로, 있을 수 없는 처사다.

 

군산은 군산이고 무안은 무안이다. 무안국제공항과 군산공항과는 아무런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 단지 전남과 전북에 위치하는 공항일 뿐이다. 왜 무안공항 항공수요 문제를 군산공항에 걸고 넘어지려 하는가 말이다. 제발 양반 도시 전북 도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줄 수 있는 행동은 삼가길 바란다.

 

전북 도민들은 아직도 광주·전남을 이웃사촌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전라도 대표적 사투리인 '거시기'를 좋아 하고 있다. 200만 전북 도민들은 지금도 오월의 도시 '광주', 민주주의 성지 '광주'를 기억하며 이웃사촌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부모 자식, 형제 간에도 지켜야 할 도리가 있고 예(禮)가 있다. 전남·북은 본디 같은 뿌리에서 태어난 '전라도' 이기 때문에 조식의 '칠보시'가 자꾸 뇌리에 떠오른다.

 

/ 권두삼 (전 김제시 부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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