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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권 차원에서 바라본 버스파업

채규옥 (전 전북도 교육위원)

 

인권을 말하려니 '천부인권설'이 생각난다. 이 우주 공간에서도 지구는 축복받은 별이며 지구의 생물체 중에서도 사람은 마지막 지음을 받은 천하보다 귀한 영적 존재들이라고 한다. 우리 모두는 각기 크고 작은 사명을 받아 태어났으며 누가 누구를 먹여 살리고, 누가 누구를 부리고 부림 받는 관계가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 권리가 있다. 인류의 3대 선언 중 1948년의 '인권선언'은 민주국가를 건설하고자 하는 우리 국민에게도 하나의 지표로 삼아야 할 문건이다. 선언문 제20조와 제23조, 제29조, 제30조는 문제의 현안 타결에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전주 시내버스 파업은 100일이 훌쩍 넘었다. 전북인의 자존심마저 뭉개버린 회생 불능한 부끄럽고 아쉬운 상황이 눈앞에 전개되고 있지만 평행선을 달리고 있으니 전북의 미래가 걱정 될 수밖에 없다. 사람이 왜 태어났으며 나는 누구인가, 나의 정체성부터 되짚어 보아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남의 보이지 않는 도움 없이 내가 스스로 설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람이 도덕이 무너지면 모든 것을 잃고 만다.

 

필자가 1955년도(고2)에 마음속으로 존경하는 인물 인촌 김성수 선생님을 찾아뵙고 가르침을 청하러 찾아 왔다고 아뢰었더니 선생님은 몸이 불편하셔서 기동을 못하시는 가운데도 사모님의 부축을 받아 의연한 자세로 앉으시고 필자에게 말씀하시기를 '이 나라가 사는 길은 도덕국가를 건설하는 일이다'고 하시면서 유념하기 바란다고 당부까지 하셨다. 그 후로 지금까지 한 번도 그 말씀을 잊은 적이 없다.

 

'인권선언문' 책자를 협상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전북인끼리 서로를 이해하면서 빠른 시일 안에 행정과 회사와 기사 측 대표가 만나 서로 이익이 되는 협약을 체결해 주기를 바란다. 거의 매일 50㎞이상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필자는 생명을 책임지고 손과 발이 되어주는 기사님들께 항상 감사하고 있다. 하루 종일 먼지를 무릅쓰면서 일하는 모습이 고맙다. 교육비가 많이 들어가는 그들에게 부족하지 않은 보수가 돌아 갈 수 있도록 보장해 주고 기사님들도 이익단체에만 얽매이지 말고 전북의 어려운 형편을 이해하셨으면 한다. 이익단체들도 협상에 적극 응하기 위하여 한 발 양보하는 자세로 임하여야 하며 시민 불편을 담보로 단체목적을 고집할 경우 전주시민은 결코 좌시하지 않고 역저항에 처할 것이므로 심사숙고 자중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먼저 도덕인(하늘과 땅, 환경과 사람의 관계를 깨닫고 깨끗한 마음가짐으로 감사하는 사람)이 되어 사람답게 사명을 감당하는 일꾼들이 되어야 한다.

 

전북이 상생하고 세계적으로 도약하는 길은 작고 낙후한 지역에서 가장 강하고 큰 지역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첫째는 도민 각자가 양심을 회복하고 자기 위치를 아는데 힘써야 한다. 둘째는 행정구조를 개편·강화하는 조례를 만들어 최첨단화 하기 위한 지원청을 설치하여 기획·지원·감독하는 업무를 처리하게 해야 한다. 셋째 영재교육지원청을 신설하고 전도적인 종합 영재교육원을 창설·관리·지원하여 세계적인 영재육성 업무를 담당하게 하여야 한다. 서해안 시대, 새만금 사업을 반드시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하여 도덕력을 높여야 하며 전북의 교육력과 행정력·연구력이 결합하여 전북의 횃불을 올려야 한다. 넷째는 각계각층이 나보다 먼저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협약을 실천해야 한다. 그리하여 빈부격차를 줄이고 전북도민의 높은 문화를 바탕으로 도덕국가 건설의 초석을 놓아야 한다.

 

/ 채규옥 (전 전북도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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