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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세계 산림의 해, 그리고 산불

조갑대 (정읍국유림관리소장)

 

지난 4월 5일은 제66회 식목일로 전국민이 한마음으로 산과 공원, 그리고 집 안뜰에 많은 나무를 심었다. 식목일은 1946년 4월 5일 제 1회를 시작으로 그 동안 애림녹화, 국민식수 등 슬로건을 내걸고 초·중·고교생, 대학생, 직장인, 공무원 및 군인 등 온 국민이 참여하여 이루어 낸 국토녹화의 상징이다.

 

특히, 금년은 UN이 '세계 산림의 해'로 정해 산림이 인류에게 베푸는 무한한 혜택을 알리고 있는 가운데, 유엔사막화방지협약 당사국 총회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뜻 깊은 해이며, 우리나라의 산림역량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산림청에서는 '세계 산림의 해'를 맞아 내 나무 갖기 캠페인, 열린 음악회, 식목일 나무심기, 숲길 걷기대회, 국제심포지엄, 숲 가꾸기 체험 등 다양한 행사를 계획·추진하여 국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몸으로 체험함으로써 산림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해마다 많은 국민들이 식목일을 기념하여 전국 각지에서 나무심기에 정성을 들이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어김없이 산불이 발생하여 산림청 헬기가 산불진화를 위해 공중에서 연신 물을 뿌리고, 많은 사람들이 동원되어 방화선을 구축하고 있는 장면을 보고 있자면 참으로 안타깝다.

 

우리나라는 기후 특성상 봄에는 맑은 날씨와 함께 가뭄과 건조한 일수가 지속되어 산이 메마르고 산림 안에는 낙엽, 나뭇가지, 풀 등 불에 타기 쉬운 연료가 많아 산불에 취약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기후나 산림만을 탓할게 아니다.

 

산림청 산불통계에 의하면 대부분의 산불이 논·밭두렁 태우기, 폐비닐 등 농산폐기물 소각, 등산객 실화, 나물이나 약초 채취를 위한 입산객의 불씨 취급 그리고 청명·한식을 전후한 성묘객 부주의나 실수로 발생하고 있다.

 

지구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산림의 중요성에 대하여 인류가 공감하고 있는 오늘날, 무엇보다 심은 나무를 잘 가꾸고 보호하는 것이 새로 나무를 심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일이다.

 

산불로 인하여 발생하는 막대한 경제적·환경적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첫째, 대부분의 산불은 발생 원인자가 있기 마련이므로 산불을 일으킨 원인자를 밝혀내어 관계 법령에서 정한 처벌규정을 엄격히 적용하고 그 결과를 홍보함으로써 산불 원인제공자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켜야 할 것이다. 둘째, 논·밭두렁 및 쓰레기 소각은 산불위험이 적은 겨울철에 마을단위 공동으로 소각허가를 받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계도를 하고, 특히, 마을 노인회관을 직접 방문하여 봄철 소각의 위험성을 알리는 것도 산불을 줄이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등산객, 나물·약초 채취자 등 입산자들이 산림 내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취사를 위해 불을 피우는 행위 등에 대하여 국민 각자가 자율적으로 감시하고 계도하는 시스템의 정착이 필요하다.

 

과거 우리는 버스나 열차 안, 극장 등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자유롭게 피우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들 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 공공장소에서 금연 성공은 공권력도 기여를 했겠지만 무엇보다도 국민 스스로가 담배연기의 폐해와 자신의 건강을 생각하여 감시와 질타가 있었기에 성공적으로 정착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산을 사랑하는 국민들이 산림의 중요성과 산불로 인한 피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파수꾼이 되어 산불을 방지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루어진다면 공공장소에서 금연에 성공했듯이 사람들의 부주의로 발생하는 산불도 근절할 수 있을 것이다.

 

/ 조갑대 (정읍국유림관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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