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회갑연은 한 가정의 큰 행사였다. 장수를 축하함과 동시에 기원하는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정성껏 마련한 잔칫상을 회갑을 맞은 부모에게 대접하고, 일가친척이 한 자리에 모여 함께 즐거움을 나누는 자리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크게 잔치를 벌이기보다는 가족끼리 조촐하게 식사를 하거나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아졌다. 각종 호텔이나 식당에서는 회갑연 대신 칠순연이나 팔순연을 치르고자 하는 가족들의 문의가 늘었다고 한다.
이처럼 평균수명의 증가가 전통 행사의 모습마저 바꿔놓는 상황에서, 우리에게는 어느덧 트리플 서티(Triple Thirty) 시대가 다가왔다. 트리플 서티란 출생 후 30세까지는 성장하면서 열심히 배우고 독립을 준비하는 시기, 30세에서 60세까지는 한 가정을 일궈 경제활동을 하는 시기, 60세부터 90세까지(혹은 그 이상)는 은퇴 후 시기를 일컫는 말이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20~30년 동안 번 돈으로 남은 인생을 보내야 하는 상황은 피할 수 없는 일이 됐다.
은퇴자산은 오랜 시간과 공을 들여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정작 이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와 노력은 아직도 미흡한 것 같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0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노후준비 여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약 61%가 돼있지 않다고 답했다고 한다. 트리플 서티 시대를 맞아 은퇴 후 품위 있는 30년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첫째, 은퇴 후 삶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 은퇴 연령은 몇 세인지, 은퇴 후 몇 년을 더 살 것인지를 예상해본다. 그리고 은퇴 후에는 어디서 살 것인지, 여가생활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계획하고, 질병이나 노환 등 갑작스럽게 큰돈이 필요하게 되면 어떻게 할 지등을 고려해 이에 따른 예상 비용을 산출해야 한다.
둘째, 현재 자신의 소득과 생활수준을 정확히 인지해야 한다. 특히 급여생활자일수록 활용할 수 있는 자금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연령대에 따라 결혼이나 자녀양육, 주택마련 등 큰돈이 들어가야 할 일이 몇 번이나 남아있다. 따라서 은퇴자산을 위해 마련할 수 있는 자금 규모를 파악하고 이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자금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3중 보장체계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3중 보장체계란 국가에서 지급하는 국민연금, 기업이 보조하는 퇴직연금, 그리고 개별적으로 마련하는 개인연금으로 은퇴 후 꾸준한 소득원이 되어줄 것이다. 특히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은 투자 비중을 조절할 수 있어, 개인의 선택에 따라 운용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상품이다. 아직 젊은 나이라면 주식형 비중을 늘려 좀 더 공격적인 운용을 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은퇴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적은 돈으로도 복리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적립식 투자방법은 이를 실천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다. 시장 흔들림에 구애받지 않고 적은 돈으로 꾸준한 투자를 할 수 있어 장기투자의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다.
/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투자지혜연구소 책임연구원 강정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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