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옥 (전북장애인인권상담소장)
일찍이 '크리스토퍼 리브'는 "나는 심각한 장애에도 불구하고 인내하고 견디는 힘을 발견하는 평범한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현대인은 모두 장애인이다'라고 할 정도로 수많은 사람이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프랭클린·루스벨트·헬렌 켈러·처칠·슈바이처·간디·아인슈타인·베토벤 등을 비롯한 전 세계 300여명의 지도자를 대상으로 보면 4분의 1이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고 밝혀졌다. 나머지 4분의 3도 어린 시절에 학대를 당했거나 빈곤한 가정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며 자란 사람이 대다수였다고 한다.
힘든 고통을 이겨낸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성공자요, 승리자이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약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는데 자신의 부족함을 비극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은 반드시 불행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자신이 무능한 존재가 아니라 능력이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그리고 포기하지 않을 때 변화는 시작될 수 있다. 또한 사회구성원들이 배려하고, 이끌어줄 때 변화는 시작된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실로 안타까운 사회의 인식, 안타까운 사회 환경이다.
필자는 지체장애인으로 어린 시절과 오늘의 장년에 이르기까지 실로 안타까움이 너무나 많다. 중학교 2학년 때 전교 학생회장으로 당선되었는데 당시 교감선생님으로부터 장애인이라서 곤란하다는 말을 듣고 눈물이 앞을 가린 사건이 있었지만, 필자의 강한 의욕과 다른 선생님들의 배려로 모범적이며 당당하게 임무를 수행한 추억이 있다. 체력장 점수와 가정형편이 어려워 고교 및 대학을 희망하는 학교에 가지 못하고 좌절했을 때는 세상을 원망하며 모든 것을 포기까지 했던 잘못된 과거도 있다.
그러나 그 고통을 받아들이며 필자가 노력하여 등록금을 벌고 장애인을 편견하지 않고 받아주는 학교를 가기위해 사설학원을 운영하며 학업을 계속할 수 있었다.
과거에 많은 우리나라 장애인들은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가야만 하는 실정이었고 당시에는 어쩔 수 없었다. 필자는 장애인이지만 각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스피치학을 지도하고 각 기관단체에서 스피치와 리더십을 지도하는 특이한 직업을 갖고 있다. 이 직업으로 활동하기까지는 남모르는 노력, 남모르는 편견도 많이 당했지만 그 때마다 마음을 열고 언젠가는 믿어주는 날이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36년을 스피치(웅변·연설·리더십 등)를 지도하는 직업인으로 어느 정도 만족하며 성공했다고 자부하고 있다.
크고 훌륭한 일을 이루어내고 싶다면 어떤 상황, 어떤 처지에서도 변명하고, 불평하고, 짜증을 내기보다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성실하게 인내하며 살려고 노력할 때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 장애인들은 불편함을 이기며 살아가려는 올바른 정신과 용기, 즐거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못 갖춘 것이 장애가 아니라 갖추고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더 큰 장애이다. 신체는 정상이지만 편견과 자기만 아는 사람, 매사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 온갖 부정을 저지른 사람들이 진짜 장애인이다. 잘못된 생각을 가진 진짜 장애인들이 하루 빨리 치유되기를 바란다.
파스칼은 "눈을 뜨고 있는 자에게는 밤이 길고 지친 몸으로 걷는 사람에게는 십리 길도 멀다. 인생이 짧다고, 괴롭다고 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치다"라고 말했다. 장애를 비관하기보다는 그것을 장점으로 딛고 일어서는 용기와 결심이 필요하다. 피맺힌 한(恨)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기보다는 삶을 사랑하며 극복해 나갈 때 자신은 물론 이웃과 사회의 구성원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다.
/ 김양옥 (전북장애인인권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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