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구 (전북도 농수산식품국장)
전 세계는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서 농작물 재배 한계지가 북쪽으로 상승하고 있고, 다양한 농산물의 수요증대·식량부족의 심화로 지역 환경에 적합한 우수 종자를 개발해야 하는 절실한 시점에 와 있다.
또한 종자산업은 농업뿐만 아니라 생명·식품산업 등 전후방 산업에 파급효과가 큰 지식 집약적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일례로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중국 향신료인 입각나무 종자에서 추출한 신약이며, 토마토 종자 1g 가격은 13~14만원으로 같은 무게의 금(1g은 5만원)보다 2.6배나 비싸다.
일찌기 미국이나 네델란드와 같은 종자 선진국들은 유전자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100여년 전부터 유전자원들을 수집해 왔으며, 품종보호권을 강화시키는'종자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농가가 장미나 국화·난 등 화훼류에 지급하는 로열티가 2003년 30억원에서 2008년에는 160억원으로 급증하였고, 2002년 국제식품신품종보호연맹(UPOV) 가입으로 2012년부터는 화훼뿐만 아니라 전 품목의 로열티를 지급하게 되어 이에 대한 대비가 시급한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과거 IMF 외환위기 때 국내 4대 종자기업(중앙, 흥농, 서울, 청원종묘)들이 다국적 기업에 흡수되어 우수 육종인력과 우리의 소중한 유전자원들이 해외로 유출되고 말았다. 정부는 이러한 취약한 종자산업을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2009년말에 '2020 종자산업 육성대책'을 발표하였으며, 핵심사업으로 '민간육종연구단지' 조성을 추진하게 되었다.
민간육종연구단지는 정부가 270억원의 사업비로 30~100ha의 단지를 조성, 20개 종자업체와 종자가공센터·육종지원센터 등을 입주시켜 2020년 종자수출 2억불을 목표로 추진한 대규모 신규 프로젝트이다. 우리 도는 지난 6일 민간육종연구단지 조성 공모사업에서 충북·전남·경북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김제시에 유치하는 쾌거를 올렸다.
민간육종단지 유치에 따른 기대효과는 첫째, 20개 종자업체·가공회사와 육종지원센터·종자검정센터 등이 단지내에 입주하게 되어 200명(일용직 포함시 최대 800명)의 상시 일자리가 창출되고 도내에서 주로 채종을 하게 되어 채종참여 농가는 소득이 일반작물 재배시보다 크게 증가(1.5배 정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정부가 종자 R&D 기반조성 및 종자수출 확대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8140억원(2012~2021년) 규모의 '골든시드 프로젝트'와 연계하여 '종자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셋째, 혁신도시에 입주할 농촌진흥청과 새만금의 광활한 농업용지,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와 연계하여 전북의 관련 기관·산업의 선순환 구조(virtuous cycle)를 유도하여 '종자에서 식품산업(Seed to Food)'까지 연계·발전하는 시너지 효과를 거두게 되었다.
앞으로 우리 도는 지난 1년반 동안 '민간육종연구단지'유치를 위해 노력해 왔던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유치가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주무부처인 농식품부·김제시와의 협력을 통해 '민간육종연구단지'를 세계적인 종자 관련 클러스터로 육성해 나가겠다.
/ 강승구 (전북도 농수산식품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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