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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춘향제의 꽃은 춘향선발대회

이병채 (남원문화원장)

 

'사랑한다면 남원으로 오세요'라는 주제 하에 5월 6일부터 10일까지 광한루원과 사랑의 광장에서 제81회 춘향제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그 중 춘향제의 꽃이라고 불리우는 춘향선발대회가 올해부터는 재미동포를 비롯하여 중국 연변대학, 그리고 전국에서 모인 참가자 400여명 중에서 본선에 나갈 32명이 지난 4월 23일 예선을 통해 선발돼 오는 5월 9일 실시되는 결선에 대비 합숙 훈련에 들어갔다.

 

춘향선발대회의 취지와 목적은 첫째 남원 춘향제 이미지 홍보가 최우선이다. 가장 한국적인 여성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이와 함께 완성도 높은 본선대회를 꾸밀 수 있는 다양한 재능과 교양을 지닌 예능인의 발굴이다. 둘째 예선대회가 단순한 경쟁의 자리만이 아닌 축제의 장으로 예선대회를 즐기고 춘향선발대회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해 이후 본 대회의 품격을 높이려는 것이다.

 

1차 관문을 통과한 예비 춘향의 심사기준을 보면 외모(맵시)에서는 키가 너무 크거나 작지 않은가(신장 170㎝선), 얼굴의 각 구성 요소가 균형적인가, 눈에 띌 정도로 지나친 성형 여부, 얼굴의 크기, 자세, 다리가 휘지 않았는가, 어깨나 체형에 여성적인 아름다움이 있는가, 입술이 너무 작지 않은가, 코가 지나치게 크거나 퍼지지 않았는가, 코의 성형 여부, 턱의 균형여부, 치아, 웃는 모습과 교양(특기 및 언어구사력)면에서는 발음 장애 여부, 목소리, 발표력, 말투, 재치면에서 순발력, 말 실수 여부, 외국어 발음의 명확성 여부 등에 역점을 두고 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선에서 뽑혀야 할 춘향상은 가장 한국적인 여인상을 지닌 자를 바란다. 가장 한국적인 여인상이라 함은 미모도 중요하지만 일편단심(一片丹心)이라는 춘향의 고귀한 사랑정신을 빼놓을 수 없다. 미(美)란 무엇인가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미(美)는 예로부터 진(眞)·선(善)·미(美)로 함께 일컬어졌고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 가운데 하나로 생각되어 왔다. 고전적 이념에는 미(美)답게 하는 원리를 흔히 조화나 균형에서 찾았는데 근래에 와서는 흔히 동적 발전적인 생명감의 발로로서 미(美)는 흐트러진 것 속에 있다고 보기도 했다. 이처럼 미(美)의 가치 기준도 시대와 문화에 따라 변해왔다.

 

외모만 보고 매력을 느끼는 원리가 아직 규명 되지는 않았지만 인간에게는 상대방의 아름다움을 판단하는 본능적 기준이 있다. 조선후기에서는 미인의 조건으로 30가지가 충족되면 절세가인으로 칭하였다고 한다. 살결·치아·손은 하얘야 하고(3백), 눈동자·눈썹·속눈썹은 검어야 하고(3흑), 입술·볼·손톱은 붉어야 하고(3홍), 목·머리·팔다리는 길어야 하고(3장), 치아·귀·발길이는 짧아야 하고(3단), 가슴·이마·미간은 넓어야 하고(3광), 입·허리·발목은 가늘어야 하고(3협), 엉덩이·허벅지·유방은 두터워야 하며(3태), 손가락·목·콧날은 가늘어야 하고(3세), 유두·코·머리는 작아야 한다(3소)고 하였다.

 

조선후기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와 채용신의 팔도 미인도에도 그 당시 미인에 대한 기준을 엿볼 수 있다.

 

이상과 같은 점을 감안, 진짜 한국적인 여인상을 가려내기란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춘향선발대회만은 미인 선발대회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켜 반드시 특색화·차별화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 이병채 (남원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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