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철 (호남웅변리더십연구원 회장)
징검다리 연휴가 두 번, 일요일이 다섯 번이 들어있는 5월이다. 일정표만 잘 짜면 이 어찌 꿀맛에 비기랴! 녹색 꿈을 싱그럽게 키우며 가족과 함께 행복을 수놓기에 참으로 좋은 달이다. 그 중에서도 나에겐 영원히 간직하고픈 선생님의 추억과 은혜를 되새겨 볼 수 있는 5월이어서 더욱 좋다.
진안 백운 산골 초등학교 5학년 5월 어느 날이었다. 백남수 담임선생님께서 "병철아! 너는 목소리가 좋다. 웅변을 한번 해보아라. 웅변을 하면 가난도 물리치고 넌 성공 할 것이다" 는 선생님의 말씀에 가슴이 뭉클했다. 웅변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날아갈듯 기뻤다. '넌 할 수 있을 것'이란 말을 처음 들었기 때문에 약간 두려움도 있었지만 기쁨은 그 무엇과도 비길 수 없었다.
선생님의 추천으로 웅변공부를 시작했다. 교내 대회에서 1등을 하는 영광을 얻었다. 하지만 학교대표로 나간 군 대항 대회에선 장려상을 한번 받았을 뿐 번번이 떨어졌다.
중학교 시절 교내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심사를 보셨던 전성덕 선생님께서 웅변대가의 소질이 있다는 평을 해주셨다. 눈물이 났다. 너무 기뻐서 나도 모르는 사이 눈물이 흘렀다. 그 후 자신감을 얻어 노력한 결과 군과 도 대회에서 입상의 영광을 안았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 시골뜨기에게 마침내 노력하고 연습하면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이 솟아나게 된 것이다.
고등학교는 김덕수 선생님께서 장래성이 있다고 웅변 장학생으로 선발 해 주셨다. 돌아보면 초등학교 시절 시꺼먼 촌놈에게 웅변재능을 찾아주신 선생님, 중학교 때 웅변대가가 될 수 있다고 평해주신 칭찬 선생님, 고등학교 때 장학금을 받고 전주로 유학 올 수 있도록 해 주신 호랑이선생님을 스승의 날에 새롭게 떠올리며 감사의 카네이션을 바친다. 다 거론하지는 못해도 많은 선생님께서 사랑의 회초리로 가르침을 주셨기에 오늘 이 자리에 있음을 잘 안다.
전북웅변을 개척하고 사회교육과 유아교육을 해온지 어언40년이 되는 금년 5월은 필자에게 유난히 고맙고 가슴 벅찬 달이다. 배우면서 가르치고 가르치면서 배운 하루하루가 너무나 소중한 나날이었기 때문이다. 5월 15일 스승의 날, 선생님을 떠올리며 학창시절로 돌아가 동심을 노래할 수 있어 참 좋다.
최근 사제지간의 사건과 문제들이 가끔 가슴을 아프게 한다. 물론, 사제지간의 생각 차이, 학부모와의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훌륭한 제자로 양성하려는 선생님의 마음만은 한결같을 것이다. 선생님마다 각자의 신념과 철학이 독특할 따름으로 여겨진다.
필자도 학창시절 야단과 매를 맞아본 경험이 있다. 당시엔 미운털이 박혀서 매 맞고 꾸중 듣는 것 같아 분하고 억울해 하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꾸지람과 교육이 다 보약이었음을 깨우친다.
이 세상에 제자 없는 선생님 없고 선생님 없는 제자가 어디 있으랴! 배움 없이 사회생활과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할 수 있으며 직장이나 각자의 분야에서 능률적인 삶을 살아 갈 수 있겠는가?
우리나라의 희망은 학생이다. 학생을 인재로 육성하는 것은 선생님이다. 가정의 평화와 행복도, 글로벌 인물을 양성하는 것도 근간은 교육이다. 선생님은 희망을 생산하는 전도사다.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는 선생님을 존경하는 것이다. 희망 전도사인 선생님을 존경하는 사회풍토 정립을 소망한다.
녹색 5월이 희망 전도사들에게 1년 열두 달 계속 될 수 있도록!
/ 유병철 (호남웅변리더십연구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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