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 경제신문과 금융회사가 주최하는 각종 투자설명회와 박람회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행사장 내에서는 아직도 특정 상품의 과거 수익률과 수수료 등 단편적인 내용만 묻고 자리를 떠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좋은 취지의 행사에 바쁜 시간을 아껴 참석했다면, 좀 더 충분히 묻고, 설명 듣고, 이해하는 과정이 절실해 보인다. 상품을 설명하는 회사의 소속직원들도 투자상품이 어떻게 운용되고, 상품이 지닌 고유의 위험 등 투자자가 꼭 알아야 할 내용을 전달하지 못하는 모습이 아쉽게 비치기도 한다.
1930년대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미국 담배회사인 R.J.레이놀즈는 당시 대공황에 따른 시장점유율 하락을 극복하기 위해 "의사들은 다른 어떤 담배보다 캐멀을 많이 핍니다."라는 광고를 냈다. 흡연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의사들이 캐멀을 피운다면, 다른 담배는 안되지."라는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경쟁회사였던 럭키스트라이크는 "2만 679명의 의사가 럭키가 덜 자극적이라고 말했습니다."라는 광고로 맞대응했다. 이에 질세라 R.J.레이놀즈는 "캐멀은 폐활량을 감소시키지 않습니다.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려면 튼튼한 체력이 필요합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St. Louis Cardinals)선수 23명 가운데 21명이 캐멀을 핍니다."라는 광고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있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투자자가 정작 알아야 할 것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정보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어 올바른 투자생활을 할 수 없다. 나를 위한 투자가 아닌 남을 돕는 일로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상품은 그 특성상 눈에 보이는 것보다 누가, 어떻게 운용하는지 등, 보이지 않는 부분을 체크해봐야 한다. 셀 수 없이 쏟아져 나오는 투자상품을 모두 알 수는 없다. 그래서 속성이 유사한 상품들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기보다는 속성이 다른 상품별로 본질을 잘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상품유형을 고르는 것이 순서다. 그다음은 누가, 어떻게 운용하는지 회사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오랫동안 회사의 소신을 지키며 한결같은 모습으로 운용하고 있는지, 운용인력들이 자주 바뀌거나 교체되지는 않는지 등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자에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러한 다리품을 파는 노력 끝에 믿을 수 있는 회사를 만난다면 그때는 자신의 투자목적과 투자성향, 그리고 투자기간을 고려해 투자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투자자는 알아야 하고, 알 때까지 물어야 하고, 알고 투자를 선택해야 하는 세 가지의 '알 권리'를 지킬 때 성공적인 투자생활이 가능할 것이다.
/ 박진성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투자지혜연구소 책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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