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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에서] 5달러 쇳덩어리가 5만달러 시계가 된 스토리

김원종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

 

대우 중공업敎를 믿고 아침마다 부인과 맞절을 하는 사람, 제안 2만 4천 6백 12건, 국제발명특허 62개를 가지고 있는 사람, 심청가를 완창하는 사람!

 

이 사람은 누구일까? 이 사람은 초등학교 문턱도 못 갔고 5대 독자 외아들에 일가 친척 하나없이 15살에 소년가장이 되었다. 기술 하나 없이 25년 전 대우 중공업에 사환으로 들어가 마당 쓸고 물 나르며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 사람이 훈장 2개, 대통령 표창 4번, 발명특허 대상, 장영실상을 5번 받았다. 그리고 지난 1992년에는 '초정밀 가공분야 명장'으로 추대되었고, 대한민국에서 상을 제일 많이 받은 명장이 되었다. 언뜻 믿기지 않는 삶의 주인공은 바로 대우 중공업 김규환 명장이다. 지금으로 치자면 스펙이 전무한 셈인데, 사환으로 들어가 명장으로 성공하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리플리라는 사람이 쓴 '믿거나 말거나'라는 책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5달러 짜리 쇠 한덩이로 말편자를 만들면 50달러에 팔 수 있고 바늘을 만들면 500달러어치를 만들 수 있으며 시계를 만들면 5만달러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얘기이다. 이처럼 같은 재료라도 사용하기에 따라 그 가치가 크게 달라진다.

 

그럼 김명환 명장의 원칙은 과연 무엇일까? 그가 밝히는 성공 원칙은 3가지이다.

 

첫째, 부지런하면 굶어 죽지 않는다. 늘 새벽 5시에 출근하여 청소하고 일하여 승진도 하고 좋은 자리도 얻을 수 있었다.

 

둘째, 준비하는 자에게는 반드시 기회가 온다. 학원에 다니지도 않으면서 매일 한 문장씩 외우는 방법으로 지금 5개 국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셋째, 목숨걸고 노력하면 안되는 것이 없다. 하루에 3시간 잠을 잔다. 보통 9시경 잠들어서 새벽 12시나 1시경에 일어나서 새벽 6시까지 책을 보다가 출근을 한다. 정말 목숨을 걸고 인생에 충실했고, 스스로를 인정했다.

 

김규환 명장의 성공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외형적 스펙 쌓기에 열중하고 버거워하는 조급한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다. '大智若愚 假痴不癲 (대지약우 가치부전)' 이라는 말이 있다. '현자는 재능을 뽐내지 않아 어리석어 보일 뿐이다' 라는 의미이다.

 

김규환 명장은 국가기술자격 학과에서 아홉 번 낙방하고 1급 국가기술자격에 여섯 번 낙방하고 2종 보통운전 다섯 번 낙방했다. 사람들은 '새대가리'라고 비웃었지만, 지금은 대한민국에서 1급 자격증 최다 보유자가 되었다.

 

예로부터 예술적 소양이 뛰어나고 감각이 출중한 전북인 가운데 끊임없는 노력과 우직함으로 자신만의 핵심 능력을 키워가는 제 2의 김규환 명장 스토리가 끊임없이 출현하기를 기대해 본다.

 

/ 김원종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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