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삼성의 약진, 두산의 몰락.'
21일 끝나는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전반기는 크게 세 팀의 부침으로 요약된다.
호남과 영남의 전통의 라이벌인 KIA와 삼성은 6월 하순부터 치열한 선두 다툼을 이끌며 SK와 두산이 수년간 이뤄온 양강 체제의 틀을 바꿔놓았다.
두 팀은 각각 강력한 선발진(KIA)과 막강한 불펜(삼성)을 앞세워 승승장구하면서 야구는 역시 '투수 놀음'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KIA는 윤석민(11승)·아퀼리노 로페즈(10승)·트레비스 블랙클리(7승) 삼총사를 앞세워 20일까지 거둔 51승 중 75%인 38승을 선발승으로 따냈다.
반면 삼성은 '돌부처' 오승환을 중심으로 톱니바퀴처럼 짜인 철벽 불펜이 8개 구단 중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하고 17승 26세이브를 합작했다.
또 KIA와 삼성은 이범호와 최형우가 확실한 '해결사'로 타선의 중심에 서면서 공격력이 강화됐다.
'빈집에 들어온 소'나 다름없는 이범호는 타율 0.312와 17홈런, 72타점을 거둬들이며 단숨에 호랑이 군단 중심 타자로 자리 잡았다.
최형우도 홈런 2위(19개), 타점 3위(63개)를 달리고 위압감을 주는 타자로 성장했다.
특히 이범호와 최형우는 결승타를 8개 구단 타자 중 가장 많은 12개씩 터뜨리며 '클러치 히터' 능력을 뽐냈다.
KIA와 삼성의 전력이 타 팀을 압도하면서 1993년 이후 18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두 팀이 맞붙기를 바라는 팬들의 기대도 높아가고 있다.
반면 마운드에 탈이 난 팀은 미끄럼을 탔다.
마무리 임태훈이 개인 사정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두산은 5월에만 7승1무17패라는 참담한 성적을 남겼고 결국 김경문 감독은 6월13일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상위권을 맴돌았던 두산은 33승2무41패를 거뒀고 4위 LG에 4.5경기 뒤진 6위에 머물러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하기 어려운 신세가 됐다.
에이스 김광현과 송은범의 부진이 겹쳐 선발이 무너진 SK도 6월28일, 1년 2개월간 지켜온 선두 자리를 빼앗긴 뒤 3위까지 내려앉았다.
그러나 '승부사' 김성근 SK 감독은 "김광현이 기량을 회복하고 새 용병 브라이언 고든이 한국 적응을 마치는 9월 승부를 걸겠다"며 사상 첫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
초반 돌풍을 주도했던 LG와 7월 이후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롯데는 후반기 치열한 4위 경쟁을 예고했다.
LG는 19~20일 넥센과의 경기에서 이틀 연속 1점차로 무릎을 꿇어 갈 길이 바빠졌다.
그 사이 롯데는 두산을 이틀 연속 제압하고 4위 LG와의 승차를 1.5경기로 줄였다.
뒷문이 뚫린 LG는 불펜을 보강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반면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 부첵이 가세해 선발진이 풍성해진 롯데는 4위 탈환을 노리고 있다.
올시즌 화끈한 야구를 펼치고 있지만 중위권 진입에 2%가 부족한 한화와 전력 층이 얇아 승률 3할대로 고전 중인 넥센은 전반기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팀 순위 싸움과 함께 개인 타이틀 경쟁도 점입가경이다.
특히 이용규(KIA·0.367), 이대호(롯데·0.354), 이병규(LG·0.347)가 벌이는 타격왕·최다 안타 경쟁이 불꽃을 튀긴다.
홈런 1위(20개), 타점 2위(70)에 오른 지난해 타격 7관왕 이대호는 올해에는 두 부문에서 최형우, 이범호와 경쟁하고 있다.
투수 부문에서는 윤석민의 3관왕 달성 여부가 관건이다.
다승과 탈삼진(109개) 1위인 윤석민은 평균자책점에서만 2.62로 2위다.
개인 통산 200세이브에 9개를 남긴 오승환은 올해 26세이브를 거둬 2위 정대현(SK·11개)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구원왕을 예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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