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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문화디자이너 김용근 씨

"지리산 이야기에 농축된 한국인의 정체성 찾아야"

 

원촌 김용근 씨(50)는 풍요로운 미래를 지리산에서 찾자는 '지리산 문화디자이너'다. 남원에서 태어나 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남원 운봉 읍사무소에 재직중이다. 30여 년 동안 지리산의 생활문화를 조사해온 결과 100여 개나 되는 마을과 지리산에서 자생한 토속음식, 소리, 토기, 숯가마 등에 대해 해박하다. 지리산 운명공동체가 가장 한국적인 문화유전자란 신념을 갖고 산다.

 

-지리산을 오랜 동안 연구하셨는데요, 지리산은 현대인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지리산은 생명과 문화의 마중물입니다. 우리들 삶의 뿌리지요. 그 마중물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대모(大母)입니다."

 

-그렇게 생각하신 특별한 이유라도

 

"정유재란 때 군사지도로 만들어진 남원부지도(南原府地圖)에 주촌, 대곡, 상원천 등 낯익은 남원 지명이 표기된 것을 발견했는데 거기에 '대모상'이라는 단어가 뚜렷이 표기되어 있었습니다. 어른들이 백무동 무당 마을의 무당 할매가 바로 대모 할매란 말씀들을 많이 하셨습니다. 즉 백무동의 성모 신당에서 시조 대모가 살았던 거지요. 그런 증거들을 입증해 줄 어르신들이 다 돌아가셔서 안타깝습니다."

 

-지리산이 한반도 문화의 출발점이고 세계 문화의 근원지라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것을 믿을 만한 근거라도 있습니까

 

"사람들은 모두 보이는 것에만 치중하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진실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리산에서 출발해서 뻗어나간 판소리, 한지, 도자기, 비빔밥 등이 이제 그 정신과 유래는 도외시한 채 기술과 결과만 가지고 있는 장소, 지역에 열광하죠."

 

-지리산에 대한 접근방향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겠네요

 

"국민소득 2~3 만달러 시대를 준비해야죠. 앞으로는 문화콘텐츠가 경제 산업의 총아가 될 것입니다. 그러려면 지리산을 거점으로 한 생활문화를 분석해야 합니다. 둘레길을 만들고 지리산 등허리를 밟는 것도 좋지만, 지리산의 이야기에 주목하고 그 이야기 속에 농축되어 있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찾아야 합니다. 수천 년 미래 문화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기술은 당장이라도 카피가 가능하지만 중요한 것은 창조정신입니다. 바로 지리산에서 나고 자라 한반도 문화의 전령사가 된 그 옛날 광대들이 바로 소프트파워였죠. 지리산에 대한 새로운 의미부여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미친 사람' 취급 참 많이 당했습니다. 앞으로라도 일본의 민족말살정책에 의한 '백두대간'이란 땅의 개념에서 '문화대간'이란 이름을 찾아야 합니다. 그것이 제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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