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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국내 성공사례 - 7) 전남 영광 여민동락공동체

귀농·귀촌인들이 '농촌복지공동체' 가꾼다

할매손 떡공장에서 노인들이 모싯잎 송편을 만들고 있다. (desk@jjan.kr)

귀촌인 중심 농촌복지공동체 지향…마을기업으로 경제 자립

 

여민동락(與民同樂)공동체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묘량면은 전남 영광군에서 가장 낙후된 곳이었다. 영광읍, 광주시와도 가깝고 서해안고속도로도 지나가지만 면세(面勢)도 약했고, 떠나는 동네였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농촌공동체 복원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귀농·귀촌인들의 주도아래 복지·경제·교육자립을 위한 준비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특히 마을기업 '여민동락 할매손'은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공동체의 목표는 묘량면내 8개 법정 리(里)에 8개의 마을기업을 세우는 것이다. 마을기업을 기반으로 주민들의 경제자립을 꿈꾸고 있다.

 

▲여민동락 공동체

 

묘량면의 공동체운동은 다른 지역들과는 조금 다르다. 귀농귀촌인들이 공동체를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농촌공동체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묘량면이 고향인 강위원대표와 함께 학생운동을 했던 권혁범 이영훈씨 세부부가 지난 2008년 귀촌했다. 자립형 농촌복지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이들의 목표였다. 세 부부가 비영리민간단체 '여민동락(여럿이 함께 만드는 즐거운 세상)'을 조직했고, 이후 이들의 활동에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 찾아와 지금은 12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묘량면은 지난해말 기준 1985명의 주민중 65세 이상이 736명으로 노인인구가 전체의 38%를 차지하는 '초고령'지역이다. 여민동락이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진 부분도 노인복지. 마을에 노인복지센터를 마련하고 어르신들에게 의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거동이 어려운 노인들에게는 방문 서비스도 한다. 하루 평균 20여명의 노인들이 복지센터에 나와 의료서비스도 받고 다양한 여가프로그램도 즐긴다.

 

▲마을기업 '할매손'

 

복지서비스와 함께 경제적 자립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한 문제였다. 농사는 청장년층에 내주었고, 노인들의 경제활동기반은 미미했다. 어르신을 위한 소득창출 사업으로 찾은 것이 모싯잎 송편을 만드는 일. 모싯잎송편은 모시농사가 많은 영광의 특산품으로 주목받고 있었다.

 

여민동락은 2009년 9월 '할매손' 떡 공장을 차렸다. 모싯잎 재배를 위해 휴경지를 임대해 3000여평의 땅도 마련했다. 공동체에 참여하는 이들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모싯잎을 키웠고, 떡도 만들었다. 초창기 30여명으로 시작한 할매손은 꾸준히 참여하는 이들이 늘었고, 손이 부족할때는 70명이 달려들기도 한다. 모싯잎송편을 팔아 지난해에는 1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2억4000만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소문이 나면서 주문도 늘어 지난 추석에는 몇날 밤을 새야 했다. 모싯잎농장도 5000평으로 늘렸고, 올해는 모싯잎을 팔기도 했다.

 

할매손 떡공장을 차릴때만해도 50여곳에 달했던 영광군내 모싯잎송편 공장이 지금은 150곳으로 늘어 경쟁은 치열해졌지만 그래도 할매손은 다른 곳보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할매손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이영훈 사무국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 할머니들께 드리는 임금을 높일수 있게 됐다"며 "더 많은 어르신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규모화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마을기업 2호 '동락점빵'

 

여민동락 공동체가 하는 여러가지 지역사회 서비스중 '이동장터'라는 것이 있다. 묘량면은 마을에 따라 적게는 하루 3번, 많게는 7번 버스가 다닌다. 교통도 불편하지만, 거동조차 어려운 노인들이 장에 다녀오는 일은 고역이다. 형광등이 나갔는데도 한달넘게 방치해두는 일도 다반사다. 그래서 시작한 일이 이동장터다. 필요한 물품을 주문받아 배달하는 일이다.

 

그런데, 면소재지에 유일했던 구멍가게가 지난해 문을 닫았다. 그래서 마련한 것이 '동락점빵'이다.

 

지난달 말 여민동락 노인복지센터 한켠에 마련한 동락점빵은 판매장소뿐 아니라 이동장터의 거점이기도 하다. 마을을 돌며 생필품을 주문받아 배달하는 일까지 하게 되는데, 영광군에서 인건비를 지원하는 일자리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공동체 자립을 위한 꿈

 

또 다른 마을기업도 준비하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을 재배해 학교 급식 등으로 연계하는 일, '동락생협(가칭)'이 그것이다. 최근 친환경농법지구로 지정된 곳을 중심으로 친환경농산물 재배를 확대하고 이 농산물을 학교와 복지센터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학교를 살리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폐교 위기의 초등학교를 귀농 귀촌을 통해 존속시킨데 이어 이제는 공립형 대안학교로의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농촌 공동체가 유지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학교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민동락 공동체는 또 묘량면내 8개 리(里)의 자립기반을 닦기 위해 더 많은 마을기업도 꾸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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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정 eun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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