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SNS)가 터키 지진 구호에서도 맹활약을 하고 있다.
2만명이 숨진 1999년 터키 서부 지진 당시만해도 위성전화가 메시지를 전송하는 주요 통신 수단이었다.
이 때문에 구호 물자가 재난 현장에 도착하는데만 수 일이 걸렸다.
어렵사리 도착해도 가끔 부적절한 물품이거나 제대로 배분 계획도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23일 터키 동부 반에서 발생한 지진은 달랐다.
규모 7.2의 강진이 일어난지 불과 수 시간 만에 과거와 달리 각종 기술들이 신속히 동원됐다고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터키 통신원의 블로그를 통해 24일 보도했다.
실제로 구글은 아이티·칠레 지진 때 활용한 '사람 찾기 툴'을 재조정, 이번 지진 실종자들의 안전 여부와 관련 정보를 게시하거나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시스템에는 현재 2천개의 기록물이 올라와 있다.
트위터상에서 터키 지진과 관련해 '#van(반)', '#deprem(데프렘)' 같은 해시태그가 곧바로 유행했다.
이들 해시태그는 초당 수백번 트윗되면서 사람들이 구호방법과 기부 대상에 대해 서로 정보를 나누도록 했다.
이슬람권 적십자사인 적신월사와 수색구조기구인 AKUT 같은 단체들은 한번 클릭으로 SMS 기부 서비스를 가능하게 했다.
페이스북에서는 이용자들이 반 이재민들로부터 겨울철 의류, 인슐린, 기저귀 등구호품 요청에 대한 정보들을 갱신하고 있다.
구호품을 무료로 이재민들에게 배송해주는 버스와 화물 회사를 알려주는 페이지도 생겼다.
소셜미디어에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기업들의 반응도 재빠르다.
한번은 '반에 음료수가 필요하다.
음료 회사가 빨리 나서주기를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는 트윗이 '#반' 페이지에 떴다.
그러자 곧바로 음료회사 3곳이 이 지역에 제품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비슷한 압력 사례가 또 있다.
몇몇 항공사들은 반으로 가는 항공편 운임을 인하했고 난방기 회사는 전기히터 1천대를 피해 지역에 보내겠다고 말했다.
소셜 미디어 이용자들의 자생적 움직임도 눈에 띈다.
1만6천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터키 기자 아흐메트 테즈잔은 트위터에 자신의 아파트에 남는 방을 이재민 가족에게 제공하겠다면서 동참을 호소했다.
이후 수 시간 안에 2만명이 '내 집은 당신 집입니다'라는 이 캠페인에 참여하겠다는 이메일을 보내서 자기네 주택과 방을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이 캠페인이 워낙 성공적이어서 이스탄불 주지사 사무실에서 주도적으로 나섰다. 그 결과, 지금은 사람들이 숙박자나 호스트로 신청할 수 있도록 24시간 핫라인이 가동되고 있다.
소셜 미디어가 인도주의적 친절을 베푸는데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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