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21 10:39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기고
일반기사

음식은 미래다

김인순 전주시정발전연구소 박사

 

21세기는 도시의 시대라고 한다. 국가 주도의 성장시대가 끝나고 도시의 문화와 산업이 경제성장을 주도하게 된다는 것. 그러나 현재 한국의 지방도시는 과도하게 중앙정부에 의존하고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은 심각한 도시 빈곤 현상을 낳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도시들은 20세기 후반 조선·철강 등 제조업이 경쟁력을 잃게 되면서 황폐화되고 도시의 존폐까지 거론되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더 이상 아시아 신흥국가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 아래 도시의 비전을 문화와 정보, 디자인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서 지역의 내생적 자원을 찾았다. 빌바오, 산타페, 버밍엄, 그라츠 등 중소도시는 그들만의 독특한 매력으로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텍사스 오스틴, 볼로냐, 요코하마,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는 세계 창조도시를 이끌고 있다.

 

전주는 예로부터 ‘맛의 도시, 음식의 고장’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도 음식에 대해서 만큼은 전국적인 네임벨류와 이미지를 선점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전주가 창조도시가 될 수 있는 자원을 내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창조도시는 혁신을 지향하면서도 전통 유산을 창의적으로 계승 발전시키는 도시를 말한다. 전주는 전주비빔밥, 한정식 등 미식학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비빔밥축제나 국제발효식품엑스포 등 다양한 행사에 시민의 참여와 관심이 큰 것 또한 장점이다.

 

음식은 IT나 자동차 분야 이상으로 고부가가치를 형성하는 미래 산업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산업의 규모가 확장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계 식품산업 규모는 약 6500조원, 외식시장의 규모는 3000조원이며 대한민국은 100조원(외식시장은 50조원)으로 세계시장과 비교하면 작지만 우리나라 자동차산업규모가 100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이다.

 

이는 전주시가 음식산업을 선택해야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음식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과 관심은 지역의 굴뚝 없는 산업으로 커갈 수 있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제 음식산업이 제2의 전주 미래를 만들어갈 시점에 놓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 선결해야할 과제가 있다.

 

첫 번째는 미식관광(컬리너리 투어)으로 집중이다. 음식을 단순한 조리나 요리로 이해해서는 창조도시의 벽을 넘기 어렵다. 미식관광은 일본마쯔리처럼 전주스타일의 축제와 결합되어 미식관광의 계기와 거점을 확보해야한다.

 

두 번째는 국제슬로시티로서 슬로푸드의 보편화다. 슬로푸드의 3대 강령인 good food, clean food, fair food 실천하고 이를 통한 인간성회복이다.

 

세 번째는 음식을 주제로 하는 CB사업의 확대이다. 이는 음식산업을 통한 일자리 확대이며 지역의 공동체 부활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네 번째는 음식산업을 위한 행정조직 개편이다. 현재 한식팀의 규모로는 100조원의 식품산업 시장을 감당하기에는 부적합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커질 식품시장과 음식이라는 내생적 지역자원을 감당하기에는 사업범위의 한계성을 내포하고 있어 이를 극복해야 한다.

 

이제 음식은 여성이 하는 하위문화라는 인식은 거둬야 한다. 삼시세끼 엄마가 해주는 밥이라는 개념을 뛰어 넘어 문화와 산업으로 접근하는 상위문화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이것이 전주의 미래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