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보도 관련 구체적 내용 밝힐 수 없다" 일축…출국금지·신병확보 '미온적'
속보= (유)세계화원관광 대표 유모씨(53)가 수년 동안 공무원과 정치인들에게 선물 등을 돌리는 로비활동을 벌인 정황에 대한 경찰의 미온적인 수사 태도가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도의원 민주당 경선에 출마했던 유모씨의 경우 선물을 돌린 사실만으로도 공직선거법 적용이 가능한데도 경찰은 출국금지나 신병 확보를 미루고 있다.
또 18일 실시된 유씨 사건 브리핑에서 경찰은 본보의 보도(1월 18일자 1면)에 대해서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경찰이 이번 사건을 축소·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청 안팎에서는 유씨의 로비 대상에 경찰도 포함되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제식구 감싸기'나 거물 정치인들이 다치지 않도록 하는 '도마뱀 꼬리 자르기식' 수사도 우려되고 있다.
도청 A공무원 음해 문자메시지 유포자 유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이날 있은 브리핑에서 "일부 언론사의 보도 내용에 대해 현시점에서 아무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한 자료 등을 분석 중으로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범죄 혐의가 있는지를 확인 중에 있다"면서 "현재 수사 진행 단계여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해 현금이 전달됐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압수한 자료에서 어느 정도의 범죄 혐의점을 찾은 것으로 판단, 도내 정·관계 인사 등이 수사선상에 올라와 경찰이 조사에 부담을 갖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경찰은 조만간 유씨를 소환해 조사를 벌일 예정이며, 유씨가 소환에 불응할 경우 법적 절차에 따라 신병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재 유씨는 일신상의 이유로 경찰 출두를 미루고 있다. 특히 유씨는 수년 동안 관광회사를 운영해 온 대표여서 해외로 도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며 사건 관련자들과 입을 맞추는 등 증거인멸의 우려도 높다.
경찰은 이날 기자가 출국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서야 출국금지조치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유씨가 '일신상의 이유로 소환 날짜를 미뤄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유씨의 해외도피를 우려해 출국금지조치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6일 도청 공무원을 음해하는 문자메시지를 유포한 유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결과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도청과 도교육청 소속 공무원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이는 '선물 명단' 등을 발견했다고 했다.
지난 17일 취재가 시작되자 경찰 관계자는 기자에게 "공무원들에게 준 선물과 현금이 적힌 리스트가 나온 것 같다"며 "고객 관리 차원에서 뿌린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 현금 전달이나 대가성, 또는 로비 목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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