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봉호 군산본부장
그러나 그는 군산 토박이들보다 군산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상세하게 알고 있었다.
군산 토박이들이 깜짝 놀랐고 "어떻게 해서 군산으로 주소를 옮긴지 얼마되지 않는데 군산에 대해 소상하게 알고 있냐"고 물었다.
그는 "아버지가 군산의 역사와 문화를 알지 못하고는 군산에서 기업을 경영할 생각을 아예 하지 말라고 주문, '군산의 역사이야기'라는 책을 구입해 현장답사를 통해 군산에 대해 파악했다"고 답변했다.
현재 한 기업체 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군산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파악을 하고 나니 어떻게 하면 군산의 역사와 문화를 자신의 기업은 물론 군산을 발전시키는데 접목시킬 것인가 생각하게 됐고 이제는 진정한 의미의 군산시민이 됐다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의 이같은 말은 군산시민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개인도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자존감을 가질 수 없어 발전할 수 없듯이 시민들도 군산에 대해 자긍심과 자부심을 가질 수 없다면 군산을 제대로 발전시켜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 중앙집권시대에 우리는 중앙인 서울 중심의 역사와 문화를 배웠고 그에 순치돼 왔다.
그런 이유로 정치인과 연예인, 중앙부처의 동태파악에만 열중해 왔지, 정작 시민들이 군산의 역사와 문화 및 인물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살아 온 게 사실이다.
군산이 어떤 지역인가.
선유도의 고군산진이 고려시기부터 중국 사신과 상단을 맞이하는 거점항구였고 고려시대 최무선이 세계 해전사에서 처음으로 화포를 사용, 왜선을 섬멸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또한 이순신장군이 1597년 명량해전후 군산도에 도착, 조정에 명량해전의 승리를 전하는 장계를 써서 올렸고 12일간 군산앞바다를 순시하고 안전을 확인하고 떠난 곳이기도 하다.
해방과 함께 식민지적 성장의 기반이 됐던 군산항이 쌀반출항으로서의 기능이 상실됨으로써 정체와 쇠퇴의 길을 걷기도 했지만 1949년 군산의 기업체수는 67개로 전주시의 3배가 넘을 정도로 많았다.
1965년도에 군산시의 경제력은 전국 32대 도시중 12위를 차지했지만 인구및 생태적인 집적도는 서울·대구에 이어 3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았다.
요즘은 어떤가.
2000년 이전까지만 해도 경제침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군산은 이제 골프·조선·자동차도시로 탈바꿈해 있고 이에따라 인구도 증가세로 돌아서 거리에 나가면 경상도, 충청도, 경기도 사람들의 말투도 많이 들린다.
새만금 개발등으로 아직 미완성된 군산의 미래는 밝다.
이런 상황에서 군산시가 군산시민이 된 많은 외지인들은 물론 기존 시민들에게 군산을 제대로 알려 자긍심을 갖도록 함으로써 지역발전을 위한 시민들의 역량을 결집하고자 8일부터 군산학(群山學)강좌를 운영키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군산시민이 군산의 역사와 문화를 모른다면 정체성을 잃고 사는 것이며 진정한 지방자치시대를 이끌어 나갈 수 없다.
이제 시민 모두 군산학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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