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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회의록

성흥수 재경 진안군민회장

   
 
 

올해 여름은 너무나 무더운 여름이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가 더워서 어떻게 지냈냐고 묻는다. 정말 36~37℃를 오르내리는 숨쉬기도 힘든 날들이었지만 그래도 더위야 시간이 가고 계절이 바뀌면 물러간다는 확실한 믿음이 있지만 경제가 자꾸 어려워진다는 뉴스를 들을땐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은행대출을 많이 받아서 집을 샀는데 집값이 떨어지고, 경기가 안 좋아서 일자리가 없고 일을 안 하다보니 돈이 없어서 집을 살 때 은행에서 대출받은 이자를 못내 얼마 후면 많은 집들이 경매 매물로 내몰릴 거라는 뉴스를 접할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힘들어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정말로 경기가 안 좋아서 일자리가 없는 것일까? 그래도 일자리를 찾으면 있지 않을까. 눈높이를 조금 낮추면 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생각을 바꾸지 않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자기가 갖고 있는 욕심을 버리면 일자리는 찾을 수 있을것으로 생각하며 나는 어려울때마다 힘들었던 지난 일들을 생각한다.

 

나의 어릴적 고향 탈출에 관하여 그것은 나의 역사의 변천이었고, 원시의 탈출이었고, 사고의 변화였다고 술회한 바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했으리라 생각되지만 필자의 어린시절은 정말 꿈과 희망이 없었다. 지긋지긋한 가난속에서 부모님, 형제, 고향이 좋은지도 모르는채 어린 시절을 보냈고, 부모님, 형제, 고향이 그립고 좋은 것을 느끼게 된 때는 고향을 떠나서 오랜세월 타향에서 어느정도 기반을 잡아갈때였다. 고향을 떠나는 것만이 미래가 있고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15세에 도회지로 탈출했고, 그 탈출은 지금까지 타향에서 사는 몸이 되어, 세월이 깊어질수록 고향의 그리움이 몸에 사무친다.

 

언젠가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금수회의록(禽獸會議錄)내용이 생각난다.

 

20세기 전반 안국선이 동물들을 통하여 인간사회의 모순과 비리를 풍자한 우화(寓話)였는데, 그것은 그 시대의 우화였고, 그것은 용케도 오늘날에도 내 주위에서 통해지고 있는 이 시대의 우화로 생각 되어 여기 작은 기록으로 적어 본다.

 

동물이나 인간, 신(神) 또는 무정물(無情物)을 주인공으로 하여 도덕적인 명제나 인간행동의 원칙을 예시하고 보편적인 지혜를 담고 있는 경구(驚句)로 설명한 그 이야기들이 잊히지 않고 기억으로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어버이에 대한 극한 효심을 일컫는 까마귀의 반포지효(反哺之孝) 이야기, 낄 곳, 안 낄 곳을 구분하지 못하고 강자에 기대려는 인간들을 질타하는 여우의 호가호위(狐假虎威)론, 우물 안 개구리의 정와어해(井蛙語海), 입에 꿀이 있고 배에 칼이 있다 세태를 고발하는 벌의 구밀복검(口蜜腹劍), 창자 없는 물건 게의 무장공자(無腸公子) 이야기, 간물(奸物) 파리의 영영지극(營營之極)까지 인간에 대한 풍자가 일품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인간세상의 참 모습을 보고 있지 않는가. 괴악한 인간들의 음란을 질타하는 원앙새의 쌍거쌍래(雙去雙來)에 이르면 우리 인간은 변명을 어찌 할가를 궁리하게 한다.

 

참으로 깊이 새겨볼 우화였기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였기에 한번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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