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진 전북대 체육학과 교수
그에게는 세 아들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는 세 아들을 불러 모아놓고 차례대로 장차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물었습니다.
큰아들은 의사가 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둘째 아들은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하였고, 막내는 교수가 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세 아들은 모두 공부를 잘하는 편이 아니었습니다.
아버지는 큰 아들에게 "예야, 의사가 되려면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데 나는 네가 고생하면서 공부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대신 내가 큰 병원을 지어 줄 테니 너는 원장이 되어 많은 실력 있는 의사들을 채용하여 병원을 운영하도록 하여라." 라고 말하였습니다.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한 둘째에게는 법률회사를 설립해 줄 테니 변호사들을 고용하여 운영하라고 하였고, 교수가 되고 싶다고 한 막내에게는 대학을 하나 설립해 줄 테니 이사장이나 총장직을 맡아 운영하라고 하였습니다.
세 아들은 희색이 만면하여 좋아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곧 근심어린 얼굴로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과연 잘 운영해 낼 수 있을까?' 그들은 아버지에게 물었습니다. "아버지, 그러면 지금 한창 공부해야 할 학창 시절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아버지는 대답하였습니다. "얘들아, 엄마 아빠랑 재미있는 여행도 많이 하고 운동도 함께 하며 가족끼리 화목하게 인생을 즐기자꾸나. 그러나 당부하고 싶은 것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매일 꾸준하게 독서를 하는 것이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흔히 말합니다. 그러나 인생을 살아보니 나에게는 가을은 독서하기에 좋은 계절은 아니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독서하기에만 좋은 계절이 아니라 운동하기에도 좋고 여행하기에도 좋고, 등산하기에도 좋고, 또 놀기도 아주 좋은 계절이었습니다. 그렇게 바빠서 독서를 할 틈이 별로 없었습니다.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한 이유는 가을은 독서하기 어려운 계절이지만 그래도 독서는 인생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책을 읽으라는 의미에서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위의 이야기는 꾸며낸 것이지만 무식한 아버지도 무엇보다도 독서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책속에 길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충분한 교육을 받지 않았으면서도 훌륭한 분들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손에서 책을 떼지 않았던 분들입니다.
요즈음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말초적인 컴퓨터 게임이나 휴대폰 등에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이러한 전자 기기에 빠지게 될 때의 해악은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잘 아실 것입니다. 우리 자녀들이 이 가을에 아무리 학업부담이 많다 하더라도 양서를 선정하여 읽을 수 있도록 우리 부모들이 배려해 주어야 하겠습니다.
특히 책을 읽고 싶어도 책이 없어 읽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작은 책나눔의 배려로 그들의 인생을 살찌우게 하는 일은 아무리 바쁜 가을이더라도 우리 성인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 아닐까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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