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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구절초축제서 본 지역의 희망

▲ 고 동 석

 

정읍시 농업정책과장

봄부터 늦 여름까지 참으로 유난스러웠던 계절이었다. 눈앞에 서있는 올 겨울은 또 어떠한 계절적인 걱정을 우리에게 안겨줄지 벌써부터 근심이 앞선다.

 

여름과 겨울의 계절 색깔이 진해지면서, 봄·가을은 계절적 특성이 사라지고 있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가을이 짧아진 건 분명하다. 가을의 실종은 인간 감성의 실종을 의미한다. 가을이 사라지는게 슬픈게 아니다. 맘 편하게 감성을 누릴 시공간이 없어지는 게 슬픈거다.

 

그래서일까? 정읍 구절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의미 부여가 특별하다. 마치 가을의 짧아짐에 대한 아쉬움을 구절초에 투영하는 듯 저마다 지니고 있는 감성을 발산하는 것 같다.

 

지난달 6일부터 21일까지 7회째 맞이한 정읍 구절초 축제에는 전국에서 참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고 한결같이 좋아했다.

 

구절초 축제장에 들어선 사람들의 흐려진 눈동자와 여유로운 발걸음에서 구절초의 가을서정에 빠졌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이것이 정읍 구절초 축제가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이 기능하는 순간이다. 소나무의 한국적인 향토성과 구절초에 대한 유년시절의 추억이 동화 속 한 장면처럼 몽환적으로 연출되면서 사람들의 감성을 극대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정읍 구절초 축제는 감성마케팅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여타의 문화관광축제가 공연과 체험, 판매를 우선으로 한 기능적인 측면에 호소한다면 정읍 구절초 축제는 시·공간적 연출을 통해 여행자의 기분과 감정에 감성적인 자극을 가함으로써 구절초를 매개로 정읍에 대한 이미지를 각인시킨다. 구절초 축제의 재방문율이 50%를 상회하고 구전 홍보 효과가 큰 이유이다.

 

구절초 축제는 참 잠재력이 큰 자원이다. 소나무와 구절초가 핵심인건 두말할 나위 없지만, 그에 못지않게 공원의 자연지형은 가히 천혜적(天惠的)이다. 끝없이 휘감아 도는 옥정호 상류지천 '추령천'과 추억색 짙은 시골길들, 폭포, 돌담길 등 지역이 가진 프로그램 콘텐츠가 구구절절하고 무궁무진하다. 생각을 가두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다면 미래잠재력이 매우 큰 관광휴양자원이다.

 

축제로 한정지어 접근하기에는 너무 큰 자원임에 분명하다. 종합적인 관점에서 구절초 공원과 축제를 바라보아야 한다. 공원내 각각의 자원이 지닌 개별공간의 자원경쟁력 확보가 선결되어야 하고 뒤이어 선적(線的)인 코스화가 진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주민조직의 활성화와 상품화, 브랜드 경쟁력 확보, 방향성과 지속성을 지닌 마케팅 전략이 필히 따라야 한다.

 

차분히 한해를 정리해야 하는 시점이다. 뒤를 돌아보고 반성해야 하는 이 시기에 필자는 내년 구절초 축제에 대한 마음의 준비와 설레임에 벌써부터 마음이 바빠진다. 구절초 축제에서 희망과 비전을 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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