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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돔'에 밀린 지역안배…김지사 정치행보 '흔들'

부영·전북 10구단 유치 실패 원인과 파장 - KT 200억 기금·수원시 5000억 돔구장 제시…전북야구협 "후발주자로서 조직적 대응 부족"

▲ 양해영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이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이사회가 끝나고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양해영 사무총장은 이날 "전날 22명 외부 평가위원들의 채점 총점 결과 개인별 점수로 볼 때 수원·KT쪽에 높은 점수를 준 위원이 많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10구단은 전북·부영의 경쟁자였던 수원·KT가 거머쥐었다. 전북·부영은 지역안배 논리를 내세웠지만 프로의 세계에서 자본이 승패를 갈랐다. 전북도는 지난 2011년 LH 통합청사 유치 실패 뒤 도민의 패배감을 덜기 위해 프로야구 10구단 유치를 추진했지만 결국 이마저 무산되자 도민의 상실감은 배가되었다.

 

△자본력·시장의 승리

 

KT·수원은 지속적으로 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 능력, 스포츠 산업으로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에서 후한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영이 야구발전기금으로 이전 구단들을 웃도는 80억 원을 제시했지만 KT의 200억 원과는 비할 바가 아니었다. 5000억 원을 들여 국내에는 아직 없는 돔구장을 짓겠다는 계획과 경기도의 실업야구단 6곳 창단도 결정적이었다는 게 야구 전문가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한국체육대 스포츠분석센터 박재현 교수팀은 '프로야구 10구단주로 확정된 KT·수원 승인 분석'에서 "KT·수원의 물량공세가 평가위원의 마음을 움직였으며, 인구 차이에 따른 시장의 크기도 승패를 갈랐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경기도는 인구 40만 명 이상의 시와 해당지역 유망 중소·중견기업의 공동신청을 받아 실업야구단 6곳을 창단해 2015년부터 독립리그 선수권 대회를 열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박 교수팀은 "전북은 인구 40만 명 이상의 시가 전주 1곳에 불과하고 중견기업이 많지 않아 제시하지 못할 약속을 수원이 막강 경제력을 기반으로 내놓은 것이 적중했다"며 "자본과 인구의 열세에도 부영과 전북은 선전을 펼쳤으며, 프로 스포츠 중에서도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가는 프로야구에서 규모가 큰 기업이 구단주가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분석했다.

 

△"허탈·죄송…야구 저변 확대 주력"

 

10구단이 수원·KT로 결정되면서 관계자들은 허탈감을, 일부 도민은 예견됐던 일이라는 반응이었다.

 

전북도와 도의회는 11일 "총력전을 펼쳤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한 결과에 대해 깊은 유감과 함께 프로야구 10구단 유치를 위해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신 도민과 야구팬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한다"며 "앞으로 전북도는 초·중·고를 비롯한 아마야구·동호회 활성화, 도민들이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인프라를 확충하고 관련 시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을 약속 드린다"고 논평을 냈다.

 

김완주 지사는 당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거대자본의 물량공세보다 대한민국 야구 역사를 써온 전북의 기여도와 도민의 열기, 전국야구로의 흥행과 당위성을 심사위원들이 알아주기를 기대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며 "함께 힘을 모아준 모든 분들께 고맙다는 인사와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을 전한다"는 글을 올렸다.

 

부영 드래곤즈 창단 추진위원회도 감사의 뜻과 함께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한국 야구와 전북의 야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북도의회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지원 특별위원장 조형철 의원은 "지금도 LH 충격을 벗어나지 못했는데 10구단으로 도민의 상처가 커졌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도민의 건강 증진, 학교 체육 활성화 등 중장기적으로 프로구단 유치를 위한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 야구장 건설은 전주 종합경기장 이전 사업으로 추진된다. 전주시 장동 월드컵경기장 주변에 1종 육상경기장과 함께 1만2000석으로 지어질 계획이다. 부영그룹이 내걸었던 100억 원의 전북아마야구 발전기금은 무산될 전망이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결정권자인 회장이 판단해야 하지만 창단을 전제로 한 만큼 무산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준비 덜 된 추진…지사 3선 도전 영향

 

전북도가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에 뛰어든 뒤 상당수 도민은 기대와 함께 의구심을 보냈다. 수원보다 뒤늦게 출발해 '기업 구하기'에 난항을 겪으면서 근본적인 문제가 노출됐다. 더욱이 민선 5기 들어 전북도정의 가시적인 성과가 별로 없는 상태에서 김완주 지사의 내년 3선 도전에도 영향이 점쳐졌다.

 

전북야구협회 관계자들은 "전북은 수원보다 후발주자로 준비가 늦었으며, 부영으로 결정된 뒤에도 수원보다 조직적인 대응이 부족했다"면서 "관계자들의 판단 실수로 첫 단추부터 마무리까지 반성을 많이 해야 하며, 향후 11구단 유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선 5기 들어 LH 유치 실패로 도민의 상실감을 채우려던 전북도는 이번 10구단 유치 실패로 패배감을 배가시키면서 지사의 3선 도전에도 여파가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0구단 유치 실패에도 부영그룹은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지적에 대해 부영그룹 관계자는 "홍보효과를 부인할 수 없지만 그것만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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