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국립기상연구소가 새로운 국제표준 온실가스 시나리오를 이용해 산출한 기후변화 전망자료는 한반도의 기온이 2020년까지 최대 1.5℃ 상승할 가능성이 있고 여름은 19일 이상 길어져 5개월 이상 지속되는 반면 겨울은 1개월 이상 짧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울러 폭염·열대야 등 고온현상이 3배 내지 6배 증가하며 하루 강수량 80mm 이상인 호우발생 빈도가 60% 이상 증가하다. 이렇듯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는 물론 지구촌 곳곳에서 홍수와 가뭄 등 기상재해 발생 횟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가뭄과 홍수가 교차 반복되는 양극화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 얼마나 큰 태풍이 와서 홍수 피해를 입을지, 가뭄은 또 얼마나 심각하게 진행될지 실로 가늠하기 어려워지는 현 상황에서 범지구적 재난을 예방할 수 있는 물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전북지역을 예로 들어 보자. 기후변화가 몰고 온 극한 홍수가 지난 2011년 8월 필자가 근무하는 섬진강댐 유역에 발생했다. 불과 18시간 만에 251mm의 국지성 집중호우가 쏟아진 것이다. 댐 준공 이후 최대 홍수가 유입됨에 따라 댐수위 또한 준공 이후 최고 수위에 도달하는 등 범람위기상황에 직면했다. 다행히도 섬진강댐의 하류 계획 홍수량을 고려한 홍수조절로 하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지만, 댐의 홍수조절능력 이상의 추가홍수가 발생했다면 댐은 물론 댐하류 주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홍수에 대비한 댐의 구조적 홍수조절능력 강화가 절실했고 이를 위한 국책사업이 바로'섬진강댐 재개발사업'이다. 섬진강댐 재개발사업은 이상폭우에 대비, 댐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보조여수로를 건설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다. 아울러 섬진강댐 물문화관 신축과 친환경공원 조성사업이 병행돼 옥정호 주변이 아름답고 쾌적하며 자연과 인공미가 조화를 이루는 문화·휴식 공간으로 변모를 꽤하고 있다. 내년 말 섬진강댐 재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섬진강은 홍수로부터 더욱 안전해 질 뿐 아니라 댐 하류지역에 추가로 용수공급이 가능해져 하천수질을 개선하고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달했다고 해도 인간이 모든 자연현상을 예측해 그 피해를 예방할 수는 없다. 그러나 미리 준비하고 철저히 대비한다면 그 피해를 상당히 줄일 수는 있을 것이다.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띠끌모아 태산이라고 했다. 기후변화에 대비한 우리의 조그만 노력들이 모여 물 재해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 환경변화로부터 강한 전북을 만드는 큰 결실로 맺어지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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