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경로식당·도시락 나눔 활동 / 예산 부족 등 우여곡절 겪었지만 봉사하다보면 얻는 것이 더 많아
장수군 장계면에 터를 잡고 각박해지는 사회에 훈훈함을 전해주는 전령사 역할을 하고 있는 '우정더불어사는모임(이하 더사모)'이 있다.
더사모의 회장직을 10년째 맡고 있는 이종관 회장(73·벽계소리사 대표)은 "남을 위해 희생한다는 건 뭔가 어렵고 대단한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렇게 어려운건 아니다"면서 "봉사활동을 통해 주기보다는 얻는 것이 더 많고 더 많이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2001년 어려운 이웃을 위한 공익사업을 실천해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자며 주민들이 모여 결성한 더사모는 순수하게 봉사하는 비영리민간단체로 현재 5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에 장수지역 북 4개면(장계면·계남면·천천면·계북면)의 65세 이상 노인 100여명을 대상으로 무료경로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매주 토요일에는 회원들이 직접 개인차량을 이용해 북 4개면 저소득결식아동 180여명에게 밥과 밑반찬 등을 담은 도시락을 전달하고 있다.
더사모도 그동안 적지않은 부침을 겪었다. 결성당시 100여명이였던 회원들은 예산이 부족해 단체의 운영이 어려워지고, 개인적으로도 생활고에 시달리자 하나둘씩 떠났다. 여기에 무보수 자원봉사자들이 장기요양센터 등으로 대거 이탈해 이제는 50여명의 회원들이 남아 활동을 하고 있다. 이같은 우여곡절을 거치면서도 더사모 회원들의 결속력은 남다르다. 이들은 홀로사는 노인에게는 아들·딸로, 저소득 결식아동에게는 엄마·아빠로, 어려운 이웃에게는 따뜻한 친구가 되어주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무료경로식당과 저소득결식아동 도시락배달은 물론 독거노인 도시락배달, 소외계층 밑반찬배달, 불우이웃돕기 등의 활동을 활발히 펼쳤다.
이 회장은 "핵가족화로 인한 노인계층의 소외현상은 생각보다 심각한 현실이며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끼니를 거르는 노인들과 가족붕괴로 인한 결식아동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들에게 힘이 다하는 날까지 균형 잡힌 식단과 회원들의 정성과 사랑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몇년 전에는 우리 회원이 직접 홀로사는 노인에게 도시락 배달을 갔다가 돌아가신 분을 발견하고 가족에게 연락을 취한 적도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좋은 일은 널리 알리고 많은 분들이 함께할 때 진정한 의미가 더하는 게 아니냐"는 이 회장은 "현재 장수군을 비롯해 한국마사회 장수육성목장 등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나 더 많은 분들의 사랑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 단체에서 결성당시부터 숨은 봉사자로 소금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조수영 사무국장(49·현대안경원 대표)은 "도시락 배달 때문에 토요일에는 제대로 쉬어 보거나 지역을 떠나 본적은 없지만 도시락을 받아들고 반갑게 웃으며 맞아주던 아이들의 고맙다는 편지를 볼 때마다 보람을 느끼며 힘이 난다"며 "앞으로도 회원들과 힘을 모아 작은 힘이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사무국장은 "지난달 사무실을 장계면 서동마을에서 장계초등 앞 중동마을로 자리를 옮기면서 밀린 임대료 80만원을 내지 못해 보증금에서 제하고 나오면서 너무 가슴이 아팠다"며 "어려운 이웃을 위한 많은 분들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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