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봉양학교 설립 시초…2009년 100주년 제막식 / 김석탁 의학박사, 박양재·이존화 국회의원 등 배출
△학교가 걸어온 길
완주 고산초등학교(교장 고규영)는 완주지역에서는 가장 처음으로 설립된 학교로, 도내에서도 손꼽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고산초는 1909년 순천군수를 지낸 김낙구가 고산향교 정안당에 사립봉양학교를 설립한 것이 시초가 됐으며, 1911년 공립학교로 전환한 이후 8명의 일본인 교장을 거쳐 해방 직후인 1945년 10월 5일 한국인 최초의 교장으로 김규동이 부임한 바 있다.
이후 학급 규모가 커짐에 따라 삼기, 양화분교 등이 새로 설립됐다.
전북지역 여러 학교들이 시대 변화에 따라 학교 건물을 옮겨갈 동안에도 고산초는 학교 문을 연 시점부터 현재까지 한 자리에 머무르며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교육기관으로서 자리매김했다.
2009년 개교 100주년을 맞아서는 각 지역에 흩어져 있던 동문들이 하나로 결집했다. 당시 동문들은 모금 활동을 통해 장학재단 설립에 나서는 한편 도서 기증, 기자재 지원 등을 통해 학교와 지역사회 발전에 힘을 보탰다.
이와 함께 100년사 발간, 100주년 기념비 제막식 등을 열어 침체된 학교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한 고산초 출신 당시 구태근 교장, 지역주민들의 각고의 노력 끝에 교사 개축이 이뤄지는 겹경사까지 맞이하기도 했다.
8개의 교실과 과학실 및 미술실, 시청각실 등의 교육시설 및 급식시설을 갖춘 것이다.
한편 올해 제101회 졸업식을 연 고산초를 거쳐간 학생은 모두 8964명이다.
△학교를 빛낸 인물
고산초는 완주지역을 대표하는 초등교육기관으로서 지역사회 뿐 아니라 나아가 대한민국을 빛낸 인물들을 다수 배출했다.
고산초 출신 첫 의사인 김석탁(9회)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학박사이다.
그는 천석꾼 집안에서 태어나 남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해왔다. 한때 가세가 기울었지만 서울에서 중앙산부인과 병원을 개업, 전국에서 손꼽히는 자산가가 됐다.
제2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양재(15회)는 한국 의정사에 큰 획을 그은 인물로 독립 이후 어수선했던 당시 정국을 수습하는데 공로가 컸다.
이존화(19회) 전 국회의원(3·4대)은 일제강점기 문맹퇴치를 목적으로 야학을 설치, 농촌계몽운동에 앞장섰다.
이 때문에 일본경찰의 집요한 추적을 받게 됐고, 이에 만주로 건너라 봉천학원 전문부 법과를 졸업한 후 그곳에서 출판업을 하면서 조국의 독립운동을 위해 헌신했다.
그는 1940년대 말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사상 대립이 극심한 가운데 자유당 전북도 선전부장 등을 지내며 청년운동에 기여했다.
이후 3, 4대 국회의원에 연이어 당선된 후 자유당 중앙당 정책위원, 조직위원장, 국회 문교분과위원장 등을 두루 지내며 정치안정과 교육입국에 공헌했다. 고산초는 두 명의 전북도 교육국장(학무국장)을 비롯해 다수의 전·현직 교장, 교수를 배출했다.
최득엽(20회)·손희장(28회) 교육국장은 열악한 지역 교육환경 개선 및 민족교육에 헌신한 인물로 지금까지도 명성이 자자하다.
또한 김준기(37회) 전 원광대 교수, 조중빈(48회) 전 교장, 구태근(50회) 전 교장, 조중배(50회) 교장 등이 지역교육발전에 기여했다.
인근 세심정, 향교, 고산천 등 고풍적이고 아름다운 환경 속에서 자라난 고산초 출신 중에는 심미적 감각이 탁월한 예술가가 많다.
이존한(46회) 화백, 강정진(56회) 예원예술대 교수가 현재 미술계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강 교수는 한국미술협회가 주최하는 제4회 미술인의 날 기념 대한민국 미술인 본상에서 정예작가상을 수상하기도 앴다.
그는 한국미술협회 이사 및 미술교육원 운영위원장을 지내며 중등학교예술특성화 제고, 대학의 창의적 교육개발 등에 남다른 이념과 교육철학으로 기능 전수에 앞장서왔다. 또 서울미술협회 부이사장을 맡으며 작가로서도 열정적인 창작활동과 작품연구를 병행하고 있어 한국정예작가로서 모범적 사례를 보여 주고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언론인으로는 구자상(58회) 한겨례신문 제작국장이 있다.
△도약을 위한 노력
2011년 부임한 현 고규영 교장은 학교 환경개선 사업에 매진했다.
그는 취임 초부터 연중 꽃이 피는 학교를 지향했다. 이 꽃들은 교직원 뿐 아니라 아이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사계절 내내 어여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는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아이들이 가질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지역주민들이 학교에 대해 자랑스러움을 느끼는 계기가 있다.
바른 인성과 참된 실력을 지닌 인재 양성을 교육목표 삼은 고산초는 다양한 특기적성 활동과 인성교육이 높은 평가를 받아 2012년 전북 초등학교 교육과정 우수학교로 선정돼 교육감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전국 최우수 전원학교로 선정돼 교육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고산초는 작은 학교에서 큰 꿈을 키우는 전인교육을 통해 지역사회의 으뜸 자랑거리로 도약하고 있다.
또한 완주군이 창조인재육성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다중지능계발 사업에도 참여, 학생들이 평소 접해보기 힘든 체험활동을 통해 진로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 도내에서 유일하게 교육부요청 개정교육과정 정책연구학교 지정돼 2015년까지 '프로젝트형 인성교육 적용을 통한 농산촌 소규모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방안'을 주제로 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이 기간 동안 고산초는 인성교육 중심의 교육과정을 편성해 작은 학교에 맞는 모델을 운영한다.
고규영 교장은 "인성이 곧 실력이다.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학생들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교육과정에 접목하겠다"며 "100년 역사를 더욱 빛낼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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