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혼외 아들 문제가 개인 가정사의 일이라고 해서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공인은 더욱 그렇지만 특히 혼외 아들 문제는 권력자나 돈 있는 사람만 가능한 축첩의 문제이기에 사회적으로 절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채동욱 검찰총장 사건을 "혼외 아들이 있느냐? 없느냐?"로 단순화하여 채총장을 불륜이나 치정으로 몰아가려는 부류들이 있는데 이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이다.
물론 채총장에게 혼외 아들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사실의 실체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지만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보다 중요한 것은 실체 파악보다 "왜 그러한 사실이 이제 거론되느냐?" 하는 것이다.
혼외 아들이 있었음에도 그이를 검찰 총수로 임명했다면 임명권자는 거기에 상응하는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한 사실을 모르고 임명했다고 한다면 인사 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기에 임명권자는 국민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그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시스템을 점검하는 것이 무엇보다 먼저이다.
국가를 운영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의 신뢰이다. 신뢰를 잃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자신이 임명해 놓은 이를 공개적으로 치정이나 불륜으로 몰아세워 쫓아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면 어느 누가 그런 지도자를 믿고 따르겠는가?
혼외 아들이 있었다고 한다면 채총장 개인의 명예나 임명권자의 권위가 손상되지 않도록 그 일을 조용히 처리했어야지, 시정잡배들과 같이 온 나라를 시끌벅적하게 만든 저의가 사뭇 의심스럽다.
만일 국정원 사건과 관련하여 채총장을 낙마시켰다고 한다면 검찰의 독립이나 중립은 요원한 일이 되고, 그것은 이 나라 민주주의 발전을 30년 이상 후퇴하게 하는 일이기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그 추이를 지켜보지 않을 수가 없다. 자신의 의중이나 노선과 맞지 않아 임기를 보장 받지 못하는 감사원장이나 검찰총장이 계속 된다면, 임명권자의 눈치를 보느라 국민으로부터 부여 받은 국민을 위한 공정하고 정당한 임무를 수행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
채총장에게 혼외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아니면 말고∼" 식으로 대충 넘어가지 말고, 이런 일을 일으킨 당사자들에게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지도자라면 청렴결백하고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백성을 위해 자기의 이익을 좇지 아니하는 희생정신이 있어야 한다.
정치권의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 아들 사건의 진실 게임에 어느 정치 세력이 얼마나 이익을 보았는지 모르겠지만 국민에게는 이익보다는 손해가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채 총장에게 검찰의 수장을 맡기려 했던 사람들은 왜 그이를 검찰 총수로 임명했는지, 그리고 왜 그이를 그만 두게 했는지를 국민 앞에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그리고 잘못한 것이 있으면 이를 시인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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