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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많은 앵무새는 새장에 갇힌다

▲ 안봉호 군산본부장
말은 인간관계에 있어 최고의 의사전달수단이다.

 

그러나 말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말을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자신의 생각을 완벽하게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은 '부족함'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로인해 오해라는 게 싹이 튼다. 말한 사람의 속 마음이 온전히 전달되지 않아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받아 들이기 십상이다. 이는 인간관계에 있어 종종 충돌과 갈등을 부른다.

 

갈등과 충돌은 서로의 관계에 균열을 야기시키고 나아가 자신마저 해치기도 한다.

 

그래서 나온 사자성어가 구화지문(口禍之門)이다. 즉 말이란 입을 통해 나오기 때문에 입이 재앙을 불러 들이는 문이라는 뜻이다.

 

말은 퍼지는 속도와 거리가 가히 놀랍다. 사마난추(駟馬難追)란 성어와 '발없는 말이 천리간다(無足之言 飛于千里 (무족지언 비우천리)'라는 속담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전자는 '말 네필이 끄는 수레가 따라 갈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는 뜻으로 말의 확산속도, 후자는 말의 확산거리에 각각 무게를 두고 있지만 똑같이 '입조심하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고려 충렬왕때 편저된 명심보감에도 '입은 사람을 상하게 하는 도끼요, 말은 혀를 베는 칼이니, 입을 막고 혀를 깊이 감추면 몸이 어느 곳에 있으나 편안할 것이다'라는 글귀가 나와 '입조심'을 주문하고 있다.

 

내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입후보 예정자나 시민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말'이다.

 

24명의 시의원과 4명의 도의원, 1명의 시장을 선출하는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수많은 입후보 예정자들은 이미 선거전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

 

나름대로 이미 사무실을 차려 놓고 활동하는 가하면 포럼이라는 것을 발족,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있고 스마트폰을 통해 자신의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다른 입후보 예정자나 지지자들을 상대로 근거가 있든, 없든 많은 말을 쏟아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무려 17명에 달하는 시장 입후보 예정자를 포함해 시의원과 도의원 입후보 예정자까지 합하면 그 수는 100명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각자 입을 통해 상대 후보를 대상으로 무분별하게 말의 포문을 열기 시작하면 군산은 이들이 퍼부운 말로 만신창이가 될 것이 뻔하다.

 

그동안 잘 지내왔던 이웃들이 원수지간될 우려가 높아 선거가 끝난후 서로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입게 되며 그 후유증은 지역사회의 화합과 발전의 발목을 잡게 된다.

 

시민들은 서로 얽혀 있는 이웃이고 형제다. 설마 '내가 험담과 비방을 해도 상대가 알겠는가' 하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발없는 말이 빠른 속도로 천리를 간다고 하지 않았는가.

 

남을 향해 총을 쏘면 상대도 나를 향해 총을 쏘는 것은 뻔한 이치다. 결국 남을 험담하는 것은 자신을 험담하는 것으로 '누워서 침을 뱉는 것'과 같다.

 

말의 '부족함'의 속성을 깨닫고 지역의 화합과 발전및 자신을 위해 상대를 칭찬하지 않을 바에야 아예 침묵을 지키는 '입조심'이 낫다.

 

'말많은 앵무새는 새장속에 갇히고, 말없는 새는 창공을 높이 날은다'는 글귀를 곱씹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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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봉호 ahnb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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