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에 알려진 거물 브로커로는 이른바 '최규선 게이트'로 알려진 최규선 씨가 유명하다.
국민의 정부 당시 최 씨는 여권 실세와 친분을 과시하며 권력에 줄을 대려는 관료·정치인들을 대상으로 돈을 받고 각종 전횡을 휘둘렀다.
지난 2011년, 이른바 함바브로커 유상봉 씨도 전형적인 권력형 게이트에서 빠질수 없는 인물이다.
당시의 그는 강희락 전 경찰청장 등 관계의 실력자들에게 금품을 건네며 함바집 운영 사업권을 따내 수십억원을 챙겼다.
하지만 이런저런 여러 유형의 비리 게이트들은 그리 얼마못가 속속 들통나고 만다.
무엇보다 검찰·경찰 등 사법당국의 집요한 내·수사 의지 덕분에 가능했다고 본다.
건설현장에는 함바집이란게 있다.
일본어에서 유래된 말로 토목공사나 광산현장의 노무자 합숙소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선 공사 근로자들의 식사 해결을 위해 마련된 일종의 건설현장 식당으로 쓰인다.
이곳에서는 식사뿐 아니라 술이나 음료수 등도 판매하여 많은 수입을 올린다.
그래서인지 함바집의 운영권을 따내기 위한 로비전은 전국 어느곳에서나 치열하다.
최근 익산시 어양동에 1200세대를 건설하는 A아파트 공사 현장에서의 함바집 선정 과정을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현장식당 운영권 입찰이 너무 형식적으로 진행됐다는 의혹이 일찍이 제기된데 이어 요즘들어서는 이 건설사가 그간에 진행된 함바집 선정 과정에 대해 잦은 말 바꾸기 의혹들로 그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함바집 운영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혀 오다가 어느날 갑자기 은근 슬쩍, 특정인만을 대상으로 입찰을 벌여 업체 선정에 나서다 보니 도대체 왜 그렇게 비밀스럽게 입찰을 진행할수 밖에 없었는지 등 각종 의혹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물론 하나의 게이트 사례로 단정지어 말 할수 있는 정확한 증거나 실체는 없다.
그렇지만 눈가리고 아옹하는 식의 형식적 입찰이었다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수상한 냄새가 나는데 증거가 없으니 이를 밝히는 것은 사법기관의 몫이 아닌가 싶다.
만일 함바집 운영권을 놓고 검은 뒷거래가 이뤄졌다면 그것은 분명 근로자의 눈물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건설현장에서의 식당 운영권은 황금알을 낳는 알짜배기 사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개 큰 아파트의 경우 공사기간이 3년 정도 걸린다.
투입되는 인원도 500명을 넘는다.
하루 3끼 4000원씩 계산하면 인부 500명의 식사비만 해도 600만 원이다.
한 달이면 어림잡아 1억 5000만 원, 일 년이면 18억 원에 달한다.
3년 동안 함바집 매출액은 50억 원을 훌쩍 넘기게 되고, 투자 비용을 제외한 남는 돈만 해도 대략 20억 원 정도에 이른다는 소문이다.
거액의 로비자금을 뿌려도 상당히 남는 장사임이 틀림없다.
함바집 선정을 두고 이처럼 이런저런 뒷얘기가 여전하다 보니 건설 근로자들 사이에선 '동태 사골국'이라는 웃지 못할 농담이 나온다.
함바집 식사로 나오는 동태찌개에 살은 없고 뼈만 나오는 것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
'고기가 지나간 국'이라는 표현도 있다.
국에 기름도 떠 있고 고기맛도 나는데 정작 살코기를 찾아보기는 어려울 때 "또 고기가 지나갔다"고 우스갯소리를 한다는 것이다.
다시한번 지적한다.
함바집 운영권을 둘러싼 검은 거래는 부실한 식단으로 고스란히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아무튼, '유상봉 함바 게이트' 이후 검은 뒷거래는 더욱 단단해지고 굳건한 먹이사슬로 진화했다고 하나 우리의 사법당국 실력(?)은 그 이상을 훨씬 뛰어넘을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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