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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 심사평] "흔한 소재 이용 아이디어 높이 살만"

▲ 최균희 아동문학가

예심을 거쳐 최종심에 올라온 작품은 ‘참새 할머니’, ‘땅꼬마와 거북이 아저씨’, ‘바위소나무’ ‘붕어빵 잉어빵 형제’, 네 편이었다. 작품마다 소재와 유형이 다르고, 나름대로 특징을 지닌 작품들이기에 동화 창작의 잠재력에 박수를 보낸다.

 

먼저 ‘참새 할머니’는 폐휴지를 수거하여 내다파는 외로운 할머니가 병든 참새를 간호해 주는 사랑의 마음을 담은 작품이다. 참새의 병을 고치기 위해 동물병원을 찾아다니고, 쥐의 사체가 사라진 참새인줄 알고 망치로 벽을 부수는 등 유머와 재치를 살린 부분도 없지 않았지만, 글 전체가 어둡게 가라앉은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땅꼬마와 거북이 아저씨’는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따돌림 당하는 아이가 가출한 아버지를 생각하며 거북이처럼 쪼그리고 앉아 살아가는 노숙자에 대한 연민의 정을 그린 작품이다. 그러나 아저씨의 혼잣말이나 아저씨에게 손을 내밀어 함께 공놀이를 하기까지 이어지는 문장은 주독자인 어린이들에게는 다소 난해한 서사였다.

 

‘바위소나무‘는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못생긴 소나무가 다른 소나무와 비교되며 힘든 삶을 살았지만, 주변에 공원이 조성되면서 오히려 예술적 가치로 높이 평가되어 고향을 지킨다는 내용의 의인화 작품이다. 하지만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속담을 패러디한 느낌으로 다가와 소재의 참신성과 독자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데는 성공한 작품으로 볼 수 없었다.

 

네 편의 작품 중, ‘붕어빵 잉어빵 형제’를 당선작으로 미는 이유는 동생과 성이 다른 가족관계에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아동의 심리를 리얼하게 잘 표현한 작품으로 글의 구성이 비교적 탄탄했으며, 결말 또한 무리 없이 마무리하여 다른 작품에 비해 우위를 차지했다. 시종일관 간결체를 고집하여 생긴 문체의 유연성 문제와 묘사의 한계를 지적할 수 있으나, 길거리에서 만난 흔한 소재를 동화 속으로 끌어드린 아이디어도 높이 살만 했다. 당선자를 축하하며, 이어서 독자들에게 상상력과 감동을 줄 수 있는 훌륭한 작품이 거듭 생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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