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도 광주서 생활고 비관 극단 선택 / 익산서도 30대 女 자녀와 함께 목숨 끊으려
지난달 26일 서울 송파구에서 세 모녀가 생활고를 비관해 동반 자살한 이후 경기 광주와 동두천, 서울 강서구 등에서 가족의 동반 자살이 잇따르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익산에서도 30대 여성이 두 아이와 함께 자살을 기도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5일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6시 10분께 익산시 동산동의 한 아파트에서 A씨(35·여)와 아들(7), 딸(2) 등 일가족 3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A씨의 남편(35)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들은 모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아들은 숨지고, A씨는 중태에 빠졌으나 상태가 호전돼 가고 있으며 딸은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방 안에는 완전히 탄 번개탄과 유서 형태의 메모가 발견됐다.
A씨가 남긴 유서 형태의 메모에는 남편에 대한 원망과 비난 등이 가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남편은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투자 실패 등으로 수억원의 빚을 진 상태에서 이를 숨기고 결혼했다. 이 때문에 다툼이 잦아지면서 별거했고, 이혼 소송이 진행 중이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유서 형태의 메모 내용과 A씨 남편의 진술 등으로 미뤄 A씨가 최근 가정 상황과 처지를 비관해 자녀와 함께 목숨을 끊으려 한 것으로 추정하고 조사하고 있다.
이처럼 전국에서 자살 사건이 잇따르고 있어 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자살을 결심하는 이들은 자살시도 전 자살 징후를 보이며, 이를 주변에 알리려고 하기 때문에 주변인들이 관심을 가지면 자살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윤명숙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자살은 한 가지 원인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면서 “익산 사건의 경우도 경제적인 원인뿐만 아니라 가정문제 등 복합적 원인에 의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이어 “생활고 등의 이유로 인한 자살 사건이 발생하면 ‘복지 사각지대 때문이다. 복지에 구멍이 생겼다’ 등으로 표현하는 데 우리나라는 복지에 대한 법과 제도가 잘 돼 있다”면서 “전국에서 자살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모방에 의한 것도 있지만 그만큼 우리사회에 생명 경시 풍조가 만연해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전주 생명의 전화 이병순 원장은 “자살을 결심하는 이들은 자살시도 전 직·간접적으로 자살 징후를 보이며, 이를 주변에 알리려고 하기 때문에 가족이나 친·인척, 이웃 등 주변인들이 관심만 가지면 이들의 극단적인 선택을 막을 수 있다”면서 “이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며,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주기별 교육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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