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관료 바꿀 수 있는 건 투표뿐
곧 있으면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투표를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앞으로 살면서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한다. 힘 있는 사람은 다 빠져나가고 죄 없고 순진한 사람들만 죽어 나가도 불평할 자격이 없다. 죽어라고 일해도 삶이 늘 옭죄어 오는 걸 불평해서도 안 된다. 울분을 토하는 일들이 복사해서 붙인 것처럼 계속 반복돼도 그런 줄 알고 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려면 투표해야 한다. 무능한 시스템과 함량미달의 리더에게 희생당한 사람들 앞에 뼈마디 절절하게 반성한다면 투표해야 한다. 참담할 지경으로 부패한 관료와 책임윤리를 던져버린 지도자들을 투표로 솎아내야 한다. 우리가 살 세상, 우리 귀한 새끼들이 살 세상의 시스템을 구성하고 운용할 사람들을 잘 가려내야 한다. 정부의 무능력과 무질서를 절절히 느꼈다면, 정부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서러움을 절실히 느꼈다면, 아무리 말해도 안 되는 걸 보고 절망했다면, 이제 그만 울자. 눈물을 닦고 주저앉은 마음을 다독여 조용히 일어서자. 나부터 내 책임을 다해야 국민을 책임지는 정부와 국민을 보호하는 리더를 둘 수 있다.
여태껏 투표해 봤자 달라진 거 없었다고 생각하지 말자. 조금씩 느리게 달라졌을 뿐이다. 무능한 정부를 대신한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손길과 배려가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구조 현장에 달려간 사람들은 물론이고, 칫솔과 담요와 라면을 쓰고 남을 만큼 보내준 국민들이 달라지는 세상을 증명해 주고 있다. 음식찌꺼기 치우는 일과 청소하는 일, 쓰레기 줍는 일과 빨래하는 일을 기꺼이 도맡아준 사람들이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다만 변명과 책임 회피와 감추기에 급급했던 정치권과 관료들이 아직 국민만큼 훌륭해지지 않았을 뿐이다. 그들의 정신을 훌륭하게 바꿀 수 있는 건 투표밖에 없다.
정신 바르게 서 있는 사람을 뽑자
선거는 선 거, 즉 서있는 거다. 육체적인 직립이 아니라 정신이 서 있는 거다. 정신이 바르게 서 있는 사람, 국민을 위해 일할 각오가 단단히 서 있는 사람, 자기가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이 서 있는 사람을 가려내는 것이 선거다. 밥술이나 얻어먹겠다고 투표하지 말자. 돈푼이나 더 만지겠다고 투표하지 말자. 이 나라의 무능하고 부조리한 것들을 쓸어낼 수 있는 일이 투표 밖에 없으니 투표하자. 투표는 썩은 양심들에게 한 방 먹여줄 수 있는 의식 있는 국민의 유일한 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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