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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도덕성

▲ 나숙희 교육학 박사
세월호 참사는 기본적인 양심과 도덕성이 몽땅 내 팽개쳐 버려진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끊을 수 없는 유착관계로부터 야기된 각종 불법들이 관행이란 이름으로 얼룩져 있었던 것이다.

 

지금 언론에서 해피아니, 관피아니 떠들어 대고 있지만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또한 우리사회의 근본적이고 총체적인 문제를 어느 특정 종교집단을 초점으로 몰아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제대로 피지도 못한 꽃봉오리들을 희생시킨 우리 기성세대는 “모두 내 탓이요” 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와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도한 경쟁이데올로기로 인하여 실추되어버린 도덕성 회복이다.

 

북유럽에는 ‘레밍’이라는 들쥐가 일 년에 한 차례씩 ‘죽음의 질주‘를 벌인다. 쥐는 원래 떼를 지어 사는 동물이다. 앞의 쥐들이 뛰면 뒤의 쥐들도 무리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따라서 뛰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앞의 쥐들이 왜 뛰는지도 모르면서 뒤에 쥐들이 덩달아 뛴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욱더 큰 문제는 앞의 놈들은 다른 쥐들이 너무도 맹렬히 달려오니까 두려워서 도망가는 것인데, 그럴수록 뒤에 놈들이 따라 붙으려고 더욱더 결사적으로 속도를 낸다는 것이다. 결국 이 생각 없는 질주는 절벽에서 모두 끝을 보게 된다.

 

실제로 ‘레밍’은 우리들의 모습이다. 과도한 경쟁은 이윤 추구의 극대화를 낳았고, 이윤 추구 극대화는 세월호를 낳았다.

 

우리 사회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이 지상 최대의 가치인 ‘경쟁’을 조기에 체득하게 함으로써 공동체 의식과 도덕성에 취약하게 만들었다.

 

근대 철학사의 기틀이 되었던 칸트와 헤겔의 사상이 완성되어 지고 있을 당시의 독일은 매우 어렵게 살고 있었던 후진국이었고, 분열된 국가였다. 또한 철학자 피히테는 독일이 프랑스 나폴레옹 군대에 패한 이유는 독일 국민 모두가 도덕적으로 타락하고, 이기심이 가득 차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또한 몰트케 원수는 독일이 프랑스 전쟁에서 크게 승리한 요인을 도덕성과 정의를 가르친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공이라고 하였다.

 

우리 사회에서 판을 치는 ‘무도덕 법치주의’는 제2의 세월호를 낳을 것이다. 불법을 저질렀던 어찌하던 간에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서류상으로 하자가 없으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힘 있는 사람의 세상인 것이다.

 

지금 춘향골 남원에서도 추모 행렬이 뜨겁다.

 

세월호의 안타까운 죽음들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뼈를 깎는 성찰을 해야 한다. 도덕성이 무너진 사회는 치열한 양육강식만이 남을 뿐이다. 우리 사회가 바르게 유지 될 수 있는 기본은 돈도 아니요, 성장도 아닌 도덕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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