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수사 축소 지시하지 않았고 선거 운동도 아니었다"
대선 직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를 축소·은폐해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56)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5일 항소심에서 원심처럼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김용빈 부장판사)는 이날 공직선거법·경찰공무원법 위반 혐의와 형법상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김 전 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경찰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가 당시 박근혜 후보에게 이로울 수 있었다는 점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면서도 "피고인의 행위를 선거운동으로 볼 수는 없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선거법상 선거운동의 의미는 죄형 법정주의에 반하지 않도록 해석해야 한다"며 "선거운동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선거에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행위자의 목적성, 계획성, 능동성이 모두 인정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 디지털 분석결과 보고서, 중간 수사결과 발표시 보도자료등의 내용이 허위라고 볼 수 없고, 김 전 청장이 수사 결과를 은폐·축소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수사결과 발표 당시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했다는 명백한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후 수사가 확대된 뒤 발견된 자료를 기준으로 기존 수사가 축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권은희 증인(전 수서경찰서 수사과 장)의 진술 신빙성도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전 청장은 판결 선고 직후 "오늘 판결을 계기로 경찰이 국민 속으로 더 따듯하게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며 "공정한 판결을 한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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