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우물쭈물하다가는 세월호건 뭐건 다 잊히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선다.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싸고 여야의 아귀다툼만이 계속된 채, 급기야 참다못한 유족들은 전국의 거리에 나와 천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고 가족 대표들은 “대통령의 눈물이 거짓이었는가. 대통령은 답하라.”면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중요한 것은 당시의 분노가 아니라 이 시점에서도 잊지 않아야 할 관심과 애통이다. 천지가 개벽 될 것처럼 온 국민이 분노하고 애통한 이 사고가 국민의 뇌리에서 쉽게 잊힌다면 언젠간 대한민국호도 세월호 같이 침몰할지도 모르는 비극에 다시 직면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유일한 희망의 빛은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을 도우려는 국민들의 열화와 같은 마음과 손길 이다.
김장훈, 김제동 등 방송연예인들이 ‘이 사건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며 거리의 서명운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가.
재미 정신분석가 권혜경 박사는, “미국에서는 지금까지도 9.11을 추모하고 이야기하는 자리가 계속 열리고 있다.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뉴욕시민들이 오히려 자부심을 느꼈던 것은 정부가 제대로 대처한다는 믿음을 준 덕분이다.”고 말했다. 때마침 독일 뮌헨대 울리히 벡 교수가 지난 7월 8일,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주최로 열린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의 ‘2014 서울 국제 학술대회’에서 “세월호 참사가 한국 사회를 탈바꿈하는 동력이 되려면 시민이 이 사고를 잊지 않아야 한다. 세월호 잊지 말아야 한국사회가 탈바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세월호 참사는 특수 재앙이다. 참사 이후 한국 국민은 분노했고, 한국 정부는 국민의 ‘좋은 질문’에‘나쁜 답변’을 내놓으며 무능, 무지, 무책임을 들어내 더 나쁜 결과를 낳았다”면서 “국민이 사고를 잊고 일상으로 돌아가면 정치인은 과거의 잘못을 또 답습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위험요인이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결국은 제도변화를 가져올 것”이지만 이를 앞당기려면 특히 시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탈바꿈의 동인이 자연적으로 생기지는 않는다”면서 “시민이 이 사태를 잊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월이 약이라기도 하고 한국사람들은 조금만 지나면 다 잊어버린다고 하지만 이번 참사는 세월이 가도 절대 잊혀서는 아니될 국가적 비극이다. 헌집 뜯어 고치기가 새집 짓는 일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있지만 목숨을 바치는 각오가 없으면 이번의 국가 개혁의 시도는 물거품이 될 것이다.
이사고는 우리정치인들이 자나 깨나 평생을 두고 해야 될 숙제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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