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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 블랙아웃

▲ 안성덕 한국전력 김제전력지사
프레젠테이션을 완벽하게 마친 김 과장이 한숨 돌리는 오후 3시경, 갑자기 사무실이 암흑이다. 냉방기도 꺼져버린다. 여기저기 어, 어, 내 컴퓨터, 내 자료…, 아우성이다. 언뜻 내다본 창밖, 교통신호등은 꺼지고 비상등을 켜고 경적을 울려대는 자동차들로 아수라장이다.

 

전쟁이야 뭐야! 모두 우왕좌왕하는 사이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확인한 박 대리가 외친다. 블랙아웃이랍니다, 블랙아웃!

 

가상 상황이다. 그러나 요즘처럼 폭염이 계속되고 전력수요가 급증하면 자칫 현실이 될 수 있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전력계통이 무너져 암흑천지가 되는 블랙아웃.

 

가까스로 블랙아웃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실제로 2011년 9월 15일의 순환정전으로 2900여 명이 승강기에 갇히고 210만여 가구에 전기공급이 중단되었다. 안정적 전력수급을 대비하는 일은 관련 정부기관과 한전의 몫이다. 그러나 어떤 연유든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하면 그 고통은 결국 우리 모두의 몫이 된다. 만일의 경우 일어날 수도 있을 블랙아웃을 미연에 방지하는 일, 즉 절전의 생활화에 온 국민이 동참해야만 하는 이유이다.

 

전력망은 한번 무너지면 복구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나라 전체가 극심한 혼란에 빠지게 됨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경제적 손실은 차치하고 소중한 우리의 생명조차 담보할 수 없게 된다. 에어컨 한대의 소비전력은 선풍기 30대의 소비전력과 맞먹는다. 가급적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고 선풍기를 이용해야 한다.

 

지나친 냉방은 전기료 폭탄의 원인이 되며, 과도한 실내외 온도 차는 건강을 해친다. 또 사용하지 않는 전기제품의 플러그는 뽑아야 한다.

 

모든 가정에서 절전형 멀티 탭으로 바꾸면 대기전력으로 날아가는 연간 4500억 원의 전기료를 잡을 수 있다. 4층 이하는 엘리베이터 운행을 자제하고 5층 이상 격층 운행하면 운행횟수를 20% 정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그밖에 주기적으로 에어컨 필터 청소하기, 불요불급한 조명 끄기, 모아서 세탁하기 등도 비교적 손쉬운 절전 방법들이다. 전기는 생산과 동시에 소비가 이루어지는 즉 저장불가 재화로서 안정적 공급을 위한 적정수준의 예비율 확보를 위해서는 전력설비 건설이 필연적이다.

 

그러나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밀양지역에서 학습했듯 엄청난 국론분열과 지역 간 갈등이 뒤따르게 된다. 장마가 물러가고 본격적인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여름철 최대전력수요는 오후 2시에서 5시 사이에 발생한다. 우리 모두 절전의 생활화로 당면한 전력난을 지혜롭게 극복해야겠다.

 

철저히 준비한 프레젠테이션으로 팀장의 칭찬을 한몸에 받은 김 과장, 룰루랄라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퇴근한다. 아내가 에어컨을 켜놓은 집안이 시원하다. 주방에서 보글보글 된장찌개가 끓고, 프로야구선수가 장래희망이라는 초등학교 5학년 아들 녀석이 켜둔 텔레비전에서는 기아와 삼성의 프로야구 경기가 한창이다. 습관적으로 에어컨을 끄고 선풍기를 돌리는 김 과장, 오늘 하루도 세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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