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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 관절염, '열대야' 잡기 달렸다

▲ 김윤아 전주 대자인병원 류마티스내과 과장
전국이 한여름 폭염으로 고생이다. 어느 지역은 몇십 년 만에 최고 기온이라고도 하고 폭염주의보가 발효되었다는 이야기도 심심지 않게 들린다. 더 큰 문제는 한낮의 더위가 해가 진 밤에도 도통 가시질 않는다는 점이다. 한낮 불볕더위에 지친 몸이 밤까지 열대야에 쉴틈없이 시달리다 보니 피로는 누적되고 면역력이 떨어진다. 때문에 류마티스 관절염처럼 만성적인 자가면역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괴로운 계절일 수 밖에 없는데 실제로 많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이 이맘때 질환 관리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 부위가 아프다’ 라는 것 이외에 다른 관절염과는 완전히 다른 질환이다. 우리 몸을 보호해야 할 면역 세포가 건강한 관절을 둘러싼 활막을 공격해 지속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으로, 관절염이라고 하면 나이 많은 사람에게 생기는 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은 30~50대 여성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아침 기상 시 통증이 느껴지다가 일정 시간이 움직이고 나면 자연스럽게 좋아지는(조조강직) 특징이 있고, 무릎 등 평소 사용이 많은 관절이 아닌 손가락이나 손목 등 뼈가 작고 관절이 약한 부위에서 증상이 시작되는 것도 다른 점이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는 관절 활막에 지속적인 염증반응으로 인해 연골과 뼈가 상하게 되는데,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발병한 지 2년 이내에 관절의 70% 이상이 파괴될 정도로 진행 속도가 빠르다. 이렇게 한 번 관절이 파괴된 후에는 원 상태로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빨리 발견해 류마티스 전문의와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발병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아직 완치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꾸준히 치료하고 관리한다면 무리 없이 일상생활을 해낼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치료는 염증 반응을 조절하기 위해 항염제, 스테로이드제, 항류마티스제 등을 통한 약물 치료를 주로 진행하게 되는데, 최근에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관절에 염증을 유발하는 면역 물질 자체를 억제하는 생물학적 제제의 사용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치료 환경 또한 눈에 띄게 개선되어 이제는 전국 주요 지역별로 류마티스 관절염을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전문 센터와 전문의가 있어 환자들이 예전처럼 번거롭게 서울로 매번 상경하지 않고도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꾸준하고 계획적인 병원 치료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운동이다. 관절은 한 번 굳으면 운동 능력을 상실하기 때문에 맨손 체조나 수영과 같이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저강도 운동을 지속해 꾸준히 근력과 유연성을 길러주는 것이 좋다. 요즘처럼 폭염으로 낮에 운동하기 어려울 때는 해가 진 저녁, 잠들기 3~4시간 전에 가볍게 걷기 등의 유산소 운동을 지속적으로 해주면 신체 기능을 증진 시킬 뿐 아니라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해 숙면을 취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가공식품, 인스턴트 식품은 최대한 자제하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가 포함된 건강한 식단을 통해 충분한 영양섭취를 하는 것도 류마티스 관절염 관리와 한여름 건강 관리 모두에 좋다. 짧았던 장마 탓에 더욱 무덥다는 이번 여름, 모든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가 올바른 식습관과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 정기적인 병원 진료를 통해 슬기롭고 건강하게 보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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