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집·생선가게 등 생기 / 이른 추석 과일집 한산
추석을 닷새 앞둔 3일 오전 전주 중앙시장. 제수용품과 찬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찾은 시민들로 모처럼 시장이 북적거렸다.
점포 마다 값을 흥정하는 구수한 입담이 넘쳐났다. 차례상에 올라갈 전을 부쳐내느라 고소한 기름 냄새가 퍼지고, 쟁반 가득 쪄 놓은 송편은 금세 동이 났다. 콩나물은 평소보다 배 이상 팔리는 등 상인들도 명절을 실감하는 눈치다.
채소가게를 하는 김숙자씨(63·여)는 “평소보다 2배 이상 많은 손님들이 시장을 찾은 것 같다”며 “다들 모처럼 매상을 올려서인지 서로 격려하고, 돕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시민 조영자씨(48·여·전주시 진북동)는 “오랜만에 전통시장에 들렀는데, 명절 대목을 맞아서인지 상인들의 얼굴이 밝고 친절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전주 송천동에서 14년째 떡집을 하고 있는 최경필씨(38)도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새벽 4시부터 16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일해도 모자라지만 마음만은 풍성하다.
최씨는 “학교나 어린이집에서 실습용 송편 반죽 주문이 늘어 가게 문 여는 시간을 앞당길 정도”라며 “선물용으로도 하루 3~4건씩 주문이 들어오고 있어, 매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전주 모래내시장. 이곳 역시 도로변 불법 주·정차가 극심할 정도로 소비자가 몰렸다.
그러나 과일가게는 전반적으로 한산했다.
추석 제사상에 오를 과일과 배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지만, 소비자들은 몇 번 만져보고 그냥 지나가기 일쑤였다.
다만 지난해 추석 무렵 터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매출이 급감했었던 생선가게는 다시 활기를 띠었다.
30년째 생선을 팔고 있는 김연이씨(66·여)는 “지난해처럼 장사가 안 된 적은 없었다”면서도 “올해는 생선을 찾는 사람이 많아 모처럼 대목을 실감하고 있다”고 웃음지었다.
임승기 모래내시장 상인회 회장은 “‘이른 추석 때문에 과일과 배가 아직 덜 여물었을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주요 과일 판매가 저조한 것 같다”면서 “밤, 대추, 감의 경우에도 예년보다 매출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달 25~26일 전국 전통시장과 인근 대형마트를 각각 36곳 선정, 추석 제수 용품 27개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북지역 전통시장의 평균 차례상 비용(4인 기준)은 20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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