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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원 정감 그리운 SNS 홍수시대

▲ 김동룡 전주우체국장
우리나라 근대우정이 출범된 지도 올해로 130년의 세월이 흘렀다. 1884년 4월 22일 우정총국이 설립되고 같은 해 11월 17일 한성∼인천 간 신식 우편제도가 시작되었으니 근대 우정도 한 세기를 훌쩍 넘는 역사를 차곡 차곡 쌓아가고 있다.

 

전북지역에서는 전주·남원우체국이 호남 우정의 효시로 1896년 2월 16일 전국에서 여덟 번째로 개설됐다.

 

전북의 근대우정은 118년의 역사를 이어오는 동안 보편적 통신수단으로서의 도민들과 희로애락을 같이 해왔다.

 

그 과정에서 우체국은 1982년 한국전기통신공사의 발족으로 우편·전기통신이라는 양대 사업으로 각각 나누어져 조직의 축소와 함께 그 기능이 위축되는 등 크고 작은 변화를 겪기도 했다.

 

특히 우편물량의 감소와 배달환경의 변화는 피할 수 없었다. 우편물량은 2002년 55억 통을 정점으로 매년 우편물량이 줄어 10여 년만인 2013년에는 44억 통으로 무려 20%가 감소했다. 인터넷 발전과 스마트폰 확대 등 SNS(Social Networking Service) 의 홍수로 고지서·인쇄물 등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1980년대만 해도 집배원들은 매일 집배가방을 매고 평균 30여 Km를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 다녔다. 그러나 지금은 차량과 이륜차를 이용하고 배달증을 대신, 개인용 휴대 단말기인 PDA를 휴대하고 배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정보통신과 기기의 발전으로 보다 쉽고 많은 양의 우편물을 배달할 수 있게 됐으나 동시에 우편물의 감소로 이어져 우정업무 종사자에겐 희비쌍곡선이다.

 

아날로그 시대에 태어난 사람들에게 집배원 하면 기다림과 따뜻한 정을 그리운 이들에게 전하는 메신저로서의 이미지가 아로 새겨져 있다. 세상과 나를 연결해주는 정감 있는 존재였던 것이다.

 

1926년 5월 엽서 한장을 배달하다 순직한 전주우편국 이시중 집배원, 2007년 11월 주소 없는 편지를 수취인을 찾아 배달해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크게 회자됐던 무주 부남우체국 신영천 집배원, 2009년 7월 엽서 한 장의 배달로 50년 전 그리운 전우를 찾아준 익산우체국 김기순 집배원 등에 대한 감동은 아직도 잔잔히 흐르고 있다.

 

요즘 집배원들의 업무수행은 우편집배에 그치지 않는다. 홀로어르신 방문·소외계층 구호활동·화재예방 등을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도 아끼지 않고 있다.

 

디지털 사회가 되면서 친필로 쓴 편지를 보기도 힘들고, 기다리지도 반기지도 않는 고지서·각종 홍보물 등이 전체 우편물의 대부분을 차지, 애틋하고 반가운 집배원에 대한 이미지가 예전만 못한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웃집에 누가 사는지 조차 알지 못할 정도로 바쁘고 각박한 개인주의 세태 속에서 아날로그적 집배원 아저씨에 대한 노스탤지어가 나만의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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