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병원 등서 몰래 방류 의심…비닐 소각도" / 시 "정화조 노후 가능성"…인근 건물 점검 필요
“비만 오면 곳곳에서 시커먼 폐수가 하천으로 흘러듭니다. 그래서 악취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15일 전주시 고려병원 인근 아중천 산책로에서 만난 전모 씨(74·우아2동)는 비가 온 후면 하천에서 풍기는 악취로 인해 주민들의 고통이 심하다고 하소연했다. 집 근처 도심하천인 아중천 산책로를 아침·저녁으로 걷는다는 전 씨는 행정당국의 미온적인 대처를 질타하기도 했다.
아중천 산책로 안덕교 밑에서 만난 유모 씨(66)도 “하천 주변에 병원과 주택, 음식점 등이 많은데 비가 오면 몰래 하수를 내보내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면서 “이곳보다 하류인 화훼단지 부근에서는 저녁에 비닐을 태우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주시 우아동 1가 7번지에서부터 소양천 합류지점까지 약 8㎞를 흐르는 아중천에는 일부 구간 좌·우 2.7㎞에 걸쳐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아중천 산책로는 배드민턴장·족구장 등의 체육시설, 운동기구 35개, 벤치와 계단 등 편의시설 63개를 갖추고 있지만 비만 오면 악취가 심해 인근 우아·인후·산정동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해왔다.
이에 대해 전주시 관계자는 “아중천으로 하수가 유입되는 관이 몇 개인지는 파악이 안 되지만, 정화조를 거치지 않은 하수가 아중천에 직접 흘러들 수는 없게 돼 있다”며 “다만 건물의 정화조가 노후해 기능을 상실하면 오수가 유입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주시 관계자는 “현재 아예 정화조를 없애고 오수만을 모을 수 있는 하수관거를 설치하고 있는데, 아직 사업이 진행되지 않은 건물은 여전히 정화조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인근 건물의 정화조 기능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이 요구되고 있다. 또 정화조를 거쳤더라도 오수가 하천으로 바로 흘러들어가게 돼 있는 현 구조 역시 문제이기 때문에, 전주시가 진행 중인 하수관거 설치 사업이 더욱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아중천 산책로 안덕교 지점 100m 이내에서는 하천으로 오수 및 우수를 내보내는 하수관 6개가 관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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