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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문건 수사 '7인회·박지만'으로 무게중심 옮길듯

검찰, 청와대 감찰자료 검토…사실상 내사단계 / 당사자 전부 실체 부인…"'십상시'만큼 모호" 지적도

'비선실세 국정개입 문건 의혹' 수사가 자의반 타의반으로 전환점을 맞았다.

 유출 혐의를 받는 경찰관들의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청와대가 조응천(52) 전 공직기강비서관을 중심으로 하는 이른바 '7인 모임'을 문건 작성·유출의 배후로 지목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검찰 주변에서는 청와대가 또다시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그러나 청와대와 언론 등에서 제기된 의혹들을 전부 철저히 살피겠다는 게 검찰의 기본 방침이어서 '7인회' 역시 조만간 수사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검찰 '7인 모임' 감찰자료 검토 = 1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당초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분실 최모·한모 경위의 문건유출 혐의 수사를 정리하고 '7인회'에 대한 본격 수사 여부와 방향을 검토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두 경찰관에 대한 수사는 전날 구속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속도조절이 필요한 상황이다.

 법원은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 점을 주된 기각 사유로 들었다.

 검찰로서는 경찰관들이 빼돌린 문건 내용이 공무상 알게 된 비밀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법리검토와 함께 문건들의 전달경로를 좀더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반면 '7인회'을 둘러싸고는 청와대와 조 전 비서관이 장외공방을 벌이면서 검찰수사로 정리할 필요성이 커졌다.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박근혜 대통령 동생 박지만 EG 회장의 측근을 거론하며 '7인회'에 대해 특별감찰을 벌였다고 확인했다.

 이 모임을 이끌며 문건 작성·유출의 배후로 지목된 조 전 비서관이 적극 반박하면서 정윤회씨 동향보고 문건의 신빙성에 이어 또다시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검찰은 최근 '7인회'에 대한 청와대의 감찰자료를 넘겨받아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내사단계다.

 감찰자료에는 이들이 문건의 작성·유출에 직접 관여했다고 볼만한 명확한 증거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일단 의혹이 제기된 만큼 확인작업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수사의 무게중심이 '7인회'로 급속히 쏠릴 경우 청와대가 짜놓은 프레임을 그대로 따른다는 비판에 직면할 게 뻔해 속도조절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검찰 내부에서는 "70∼80%는 정치권에서 풀어야 하는 문제 아니냐"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수사팀 관계자는 "경찰관 등의 유출 수사가 진행된 후에 (7인회에 대한) 수사가 필요한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조응천 "나를 엮으려니"…'7인 모임' 실체 논란 = '7인회' 멤버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물들은 대부분 박지만 회장 또는 조 전 비서관의 측근이거나 함께 일했던 적이 있다.

 박지만 회장의 비서 전모씨가 대표적이다.

 그는 EG에서 10년 넘게 근무했고 육영재단 법무팀장으로도 일했다.

 청와대에서 대통령 친인척 관리를 맡은 조 전 비서관이 그를 행정관으로 쓰려 했다는 얘기도 있다.

 '정윤회 동향보고'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48) 경정, 최근 청와대에서 집중 감찰을 받은 오모 전 행정관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조 전 비서관과 함께 일했다.

 조 전 비서관은 언론인터뷰에서 "내가 가진 강한 이빨이었다"며 박 경정에 대한 신뢰를 표현했다.

 오 전 행정관은 조 전 비서관이 청와대를 나온 뒤 문건유출 사실을 청와 대에 알리는 통로 역할을 했다.

 그밖에 전직 국정원 1급 간부 고모씨, 모 언론사 간부, 지난 8월까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파견근무를 한 대검 수사관 박모씨 등이 거론된다.

 오 행정관은 조 전 비서관이 문건 작성과 유출을 주도했다는 내용의 감찰조사를 받고 나서 진술서에 서명날인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과 청와대 안팎에서는 정윤회(59)씨가 불러모았다는 청와대 비서진 그룹인 '십상시'만큼이나 '7인회'도 실체가 모호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사자들이 한결같이 모임을 부인하는 점도 똑같다.

 조 전 비서관을 포함하면 거론되는 인물이 '7명'이 아닌 '8명'인데다 조 전 비서관 또는 박 회장과 인연을 제외하면 별다른 공통점도 없다.

 조 전 비서관은 언론인터뷰에서 "국정원 1급이 검찰 6급을 왜 만나겠느냐.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이제 나를 엮으려니 7인회를 만들었나. 참 나쁜 분들"이라고도 했다.

 문건 작성·유출의 책임을 덮어씌우려고 있지도 않은 배후를 꾸며냈다는 주장이다.

 결국 검찰은 청와대 감찰 결과의 근거와 신빙성을 따져 '7인회'에 수사력을 어느정도 할애할지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가 진행될 경우 정윤회씨와 박지만 회장의 갈등구도를 검찰이 굳히는 꼴이 돼 예상치 못한 정치적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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