밋밋한 일상 리모델링 향기나는 멋진 삶으로 희망찬 을미년 보내길…
신문 보도에 의하면 장충체육관은 1963년 문을 연 이래 한국스포츠와 함께 호흡했다.
김기수는 1966년 6월 장충체육관에서 세계복싱협회(WBA) 주니어미들급 세계챔피언이 됐다. 한국 프로복싱 사상 첫 세계챔피언이었다. ‘박치기왕’ 김 일은 1967년 4월 세계 프로레슬링 헤비급 챔피언이 됐다.
1983년도 출범한 농구대잔치와 민속씨름도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다. 1984년 시작된 대통령배 배구대회 역시 장충체육관에서 열전을 펼쳤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노후 시설로 인해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농구는 잠실체육관과 잠실학생체육관으로 터를 옮겼다. 배구만이 장충체육관을 사용했다. 결국 서울시는 2012년 5월 장충체육관 리모델링에 들어갔고, 2년 8개월 만에 새로운 모습을 드러냈다.
리모델링은 오래된 건축물을 최신 유행의 구조로 바꿔주는 작업을 말하는 것으로 90년대 초반부터 서울 강남의 저층아파트를 중심으로 유행하여 고층아파트나 단독주택까지 확산되었다.
리모델링을 보다 넓게 해석하면 건축물의 노후화 억제 또는 기능향상 등을 위하여 증축 개축 뿐 아니라 건물을 대수선을 하는 모든 행위까지를 일컬을 수 있을 것이다.
건물의 어떤 공간을 대수선하는 리모델링은 그 공간이 제 기능을 못할 정도로 노후되거나 심각한 결함이 발견된 후 수리하는 차원이 아니라 제 기능을 하고 있을 지라도 항상 가꾸고 새롭게 하는 의미에서 미리 고치고 바꾸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필자는 대학을 운영하면서 이러한 수선 리모델링을 시행하여 많은 공간을 새롭게 탄생시킨 경험이 있다. 새롭게 리모델링된 공간을 접하는 구성원들은 신선한 느낌을 받으며 좋아하게 되었는데 그 효과는 기대했던 이상이었다. 그래서 강연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람들에게 리모델링은 아직은 쓸 만할 때, 미리해야 효과가 있다고 말하곤 하였다. 그 이유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채 젖어있는 타성에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다. 특별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주변 환경이 간단한 조치만으로 새롭게 다가올 때, 다른 과제도 이렇게 미리 손을 본다면 훨씬 효과적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타성에 젖지 않고 새로운 사고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다.
둘째, 공간이 그 역할을 바꾸지 않으면서도 항상 새로운 모습을 지닐 수 있다. 어떤 공간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낡아지고 유행과 시대에 뒤처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항상 조금씩 고쳐나가면 낡거나 노후되는 시간을 더디게 하기도 하고, 조금씩 유행과 시대에 맞춰나가게 되어 항상 새로운 느낌으로 사용할 수 있다.
셋째, 건물이나 공간을 전면 개 보수하는 것보다 경제적이다, 공간이 노후되거나 훼손되어 전면적인 개 보수를 하는 것보다 조금씩 고쳐나가는 것이 돈이 덜 드는 것 뿐 아니라, 낡은 공간이 아닌 새롭고 쾌적한 공간에서 일을 하는 것이 주는 업무의 효율성이나 구성원의 행복감이 주는 무형의 경제효과까지 생기게 될 수 있다.
이러한 리모델링에 대한 생각을 건물이나 공간만이 아닌 사람에게도 적용해 보면 어떻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우리도 자신이 뭔가 잘못되고 문제가 생기기 전에 습관이나 자신만의 사고의 틀을 리모델링하는 작업을 해 보면 좋지 않을까? 어느 틈엔가 때묻고 이끼가 낀듯한 양심과 예의 염치도 한번 손보고, 더불어 사는 삶과 배려도 다시 세우고, 밋밋한 일상이 향기나는 멋짐으로 다시 태어나는 리모델링을 다 함께 해 보았으면 좋겠다. 2015년이 시작된 지는 어느새 많은 시간이 지나갔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설날이 남아있지 않은가?
△신항균 총장은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서울협회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통일준비위원회 통일교육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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