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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우선 경쟁력은 접근성이다

▲ 김용남 전북행정개혁시민연합 공동대표
2년 전인가? 한 30여 년 만에 객지에서 사는 친구들이 함께 모였다. 그것도 육십이 다 되어서 열 댓 명이 모여 꼬박 이틀을 함께한 적이 있었다. 저녁을 마치고 한방에 같이 모여 앉아 소주잔을 기울이며 궁금한 친구의 소식을 듣고 서로의 근황을 물어보고 어떻게 사는지 이야기를 나누던 때, 한 친구의 한탄 비슷한 자괴 어린 푸념이 귀를 때린다.

 

‘너는 타지에서 살면서 고향이 어디냐고 물어올 때, 전주라고 하면 “가기 힘든 먼 데서 왔네요! 라는 말이 그렇게 아프게 다가오는 의미를 잘 모른다고.’ 다시 물어보았다. “먼 데서 왔다고? 고향이 광주라도 그렇게 말해?” 하고 물은즉슨 아니라는 거다. 광주사람들에게는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게 무슨 의미지? 서울에서 광주가 전주보다 더 가깝나? 아! 바로 느낌이 왔다. ‘촌놈’이라는 거다. 곧 시골 촌놈이니 함부로 까불지 말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밖에 없었다. 전북은 대한민국에서 그렇게 대접받고 있었다.

 

왜 이렇게 돼버렸을까? 전라북도는 근·현대사를 잘못 겪어 쪼그라들고 위축되고 소외되어 버린 것 같다. 땅을, 금산과 구례를 충남과 전남에 뺏 낙후되어 일할 만한 마땅한 직장이 없으니 결국 사람이 떠나고 인구가 줄고….

 

전북은 과연 절망만 남은 곳인가? 과연 전북이 우리 역사에서 어떤 위치에 있었던 곳인지 되돌아보자. 임진란 시 이순신 장군의 한마디 ‘약무호남(若無湖南)이면 시무국가(是無國家)라! 호남이 없었다면 국가는 없었다.’ 당시 전라좌도 수군의 총 본부는 전주였다. 한국 근대사에 있어서 개혁의 정신적 지주인 동학의 본거지는 전북이다. 전북은 우리 근대사의 주역이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살펴보자. 기금운용본부 이전에 의한 금융허브의 비전과 탄소벨리의 가능성, 농진청 이전과 함께 예측되는 집적된 농업중심 산업은 앞으로 우리가 키워내야 될 우리 지역의 과제들이다. 또 아직 덜 파괴된 천혜의 관광자원이 있다. 다른 도에서는 탐내는 것들이다.

 

산업화 사회에서 소외되었던 전북은 새로운 희망을 품고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 새롭게 변화하고 우리의 희망을 시작하자면 먼저 사람이 찾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사람이 찾는 곳으로의 변화는 ‘먼 곳’이 아니라 사람이 접근하기 편한 곳, 쉽게 찾을 수 있고 쉽게 갈 수 있는 곳, 즉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 접근성이 떨어지면 사람이 찾질 않는다. 사람들이 전북을 쉽고 편하게 올 수 있도록 만들자. 그렇기 위해서는 도로망이나 철도망의 세심한 재정비도 필요하다. 관광산업에서 꼭 필요한 필수요건이다. 한국 사람들이 잘 가는 중국의 상해나 청도에서 그들의 동해를 바라보라. 바다에 직접 맞닿아 떨어지는 내변산과 고군산열도와 같은 아름다운 해변과 바다 풍경이 중국의 동해안에 있는가? 전북의 서해안 정경이 그렇다. 아름다운 내변산과 고군산열도를 가진 전북의 서해안을 중국인들이 찾게 하자.

 

문제는 접근성이다. 익산 군산 완주 전주 혁신도시를 잇는 KTX의 신설 역이 필요하다면 새롭게 만들자. 필요하다면 열차도 증편하자.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전북을 찾게 하고 우리가 가진 것들을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자. 사람이 찾는 곳, 그곳이 그 사회의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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