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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개혁, 기득권 내려놔야 가능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 박경훈 창원대 환경공학과 교수
사회 전반적으로 변화와 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이 없는 것 같다. 누구나 변화와 개혁을 통해서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진다. 하지만 변화와 개혁을 위해서 지금껏 가져왔던 기득권은 모두가 내려놓기를 거부한다. 그렇다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은 채 변화와 개혁의 옳은 방향을 찾아내고, 실행으로 옮기는 것이 가능할까? 아마도 그동안 가져왔던 크고 작은 기득권을 그대로 간직한다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한다면, 어떠한 변화와 개혁도 불가능할 것이다. 만약 더 이상 변화와 개혁을 미룰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라면, 과감히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변화 거부하면 미래 세대에 큰 부담

 

일반적으로 기득권은 부와 권력 등을 가진 특정 개인이나 조직, 계층 등에 국한됐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새로운 변화를 거부하고 과거부터 현재까지 가지고 있는 것을 변함없이 영원히 가지고자 하는 작은 마음도 기득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다소 역설적일수도 있지만, 도로 위에서 약자인 보행자를 배려하는 운전자의 모습, 업무시간이 지났는데도 민원인의 얘기를 들어주면서 해결하려고 애쓰는 공무원의 모습, 방황하는 학생을 위해서 친구처럼 다정하게 오랜 시간 상담을 해주는 선생님의 모습, 맞벌이하는 아내를 위해서 집안일을 함께 하는 남편의 모습, 학생들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이나 직무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오랜 시간동안 담당해 왔던 교과목을 새롭게 개편하고 새로운 강의교재를 개발하는 교수의 모습도 각자의 위치에서 크고 작은 기득권을 조금씩 내려놓았을 때 가능해 질 수 있는 모습일 것이다.

 

지금 대학가는 지난해 불어 닥친 구조개혁의 거센 파도가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새 학기가 시작되고 있다. 저출산 문제 등으로 인해 학령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기 때문에 대학의 변화와 그에 따른 구조개혁은 피해갈 수 없다. 하지만 대학의 구조개혁도 모든 구성원들이 그동안 가져왔던 기득권을 조금의 양보도 없이 계속해서 지키고자 한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백년지대계인 교육정책이나 제도가 계속해서 변화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고 있는 교육여건을 무시한 채 변화와 개혁을 진행하지 않는다면, 현 세대의 기득권을 보장받기 위해서 미래 세대에게 짊어지고 가기 힘든 큰 짐을 맡기는 꼴이 될 것이다. 교육뿐만 아니라 공공부문의 전반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는 변화와 개혁도 결국 각자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미래 세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달성하고자 하는 공동의 목표에 공감할 때 모두가 만족하고 동의하는 모습으로 실현될 것이다.

 

금번 칼럼을 쓰면서 지난 1년 동안 운동과 식사조절을 통해서 비만에서 정상체중으로 돌아온 내 몸의 변화와 개혁(?)도 그동안 가져왔던 내 몸의 기득권을 내려놓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비만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불균형적인 영양섭취와 자동차와 같이 과학기술이 가져다 준 편리성으로 인한 신체적 활동의 감소가 주된 원인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그동안 하루 삼시 세끼, 그것도 부족해 야식까지 배부르게 챙겨 먹어 왔던 내 몸의 기득권과 잠시를 움직여도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편리성에 대한 기득권을 조금씩 내려놓았을 때, 몸의 변화가 서서히 다가왔다. 오랜 시간 동안 불어난 몸무게를 빼는 일은 결코 쉽게 이루어지는 변화가 아니다.

 

지속가능한 발전 위해 머리 맞대야

 

많은 논란과 갈등이 야기되고 있는 공공, 교육, 노동, 금융부문의 변화와 개혁도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현 세대와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때, 성공적인 결실로 맺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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