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오늘날, 도내 대표적 문화 공연장인 삼성문화회관이 문 닫을 위기에 처해있다. 위기의 진앙은 재정 압박이다. 최근 7년간 전북대가 등록금을 인하·동결하면서 대관료 수입과 학생 등록금만으로 운영되던 삼성문화회관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국 공연시설의 재정자립도(36.5%)의 두 배가 넘는 실적(82%)을 거두고도 지난 2009년부터 7년 연속 등록금을 인하 또는 동결해 오면서 재정 여건이 악화됐고, 삼성문화회관에 투입되는 예산도 불가피하게 줄일 수밖에 없게됐다. 특히 시급히 시설 개·보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안전사고의 발생 가능성도 우려되며, 최악의 경우 도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공연장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까지 초래될 수도 있다.
삼성문화회관은 1997년 무주·전주 유니버시아드대회 개최 당시 성공적 개최와 전북도민의 자긍심에 걸맞은 종합문화공간 확보 요구에 따라 전라북도와 전주시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건립됐다. 당시 전북도 20억, 전주시 30억, 내무부특별교부금 15억, 전북대 37억 원과 전북대 발전지원재단에서 삼성 60억, LG 20억, 삼양사 4억, 기타 기부금 11억 등 95억 원을 유치해 모두 197억 원을 투입했다. 문제는 당시 지자체와 대기업 등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건립됐지만, 이후 운영과 유지 보수를 전적으로 전북대만이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전라북도로부터 연간 38억5000만 원의 예산 지원을 받고 있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단순히 수치로만 비교하는 것이 다소 위험이 따르지만, 실제 효율성 면에서 소리전당의 경우 연간 운영비가 60억 원인데 반해, 삼성문화회관은 5억 원으로 12배가 넘는 차이를 보인다. 인력 구조도 5배 이상 차이가 난다. 또한 삼성문화회관의 최근 3년간 유치한 행사를 보면 학내 행사가 전체 행사의 9.4%인 68건인 반면 도민 대상의 일반 행사는 657건으로 90%가 넘는다. 전북대만의 건물이 아니라 도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이다.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삼성문화회관이 재정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전북도와 지역사회 그리고 전북대는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물론 당사자인 전북대가 발 벗고 앞장서 운영비 절감 등 다각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겠지만, 삼성문화회관의 유지여부는 전북도민들의 문화 향유권과도 직결돼 있는 문제인 만큼 공연장의 보수·유지를 위한 지역사회 및 전북도의 관심과 지원이 시급하다. 만일 지금 상태로 안주한다면 전북은 소중한 문화 공연장을 잃게 되고 다양한 문화단체 역시 대관의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전북도 및 지역사회가 이제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논의를 시작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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